[시승기] ‘살아있네’ 렉서스, 高연비·정숙성 ‘명불허전’ ES300h

2015-09-10 12:12

렉서스 올 뉴 ES300h[사진=렉서스]


아주경제(가평) 이소현 기자 = ‘연비 깡패’가 등장했다. 의전차로 손색없는 정숙성도 갖췄다. 성형수술에 성공해 외관도 업그레이드 됐다. 렉서스의 얼굴이자 원조 ‘강남 쏘나타’로 명성을 떨쳤던 ES300h가 그 주인공이다.

렉서스는 독일 디젤차가 점령한 국내 수입차 시장에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정숙성은 가솔린 엔진으로 잡았다. 디젤보다 부족한 연비는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기술로 만회했다. 정숙성과 고연비를 주 무기로 디젤차와 한판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렉서스는 2000년대 초반부터 2009년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다. 특히 ES모델은 ‘강남 쏘나타’로 불렸을 만큼, 독보적 판매량을 자랑했다. 그러나 2010년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는 동반 추락했고, 그 사이 독일차들이 선두에 올라섰다.

‘절치부심’한 렉서스는 지난 1일 출시 ES시리즈를 국내 출시 3년 만에 부분변경해 선보였다. ‘올 뉴(All New)’라는 수식을 달고 하이브리드 모델 ES300h와 가솔린 모델 ES350이 출시됐다.

출시 다음날 ‘올 뉴 ES300h’를 위한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 가평일대를 왕복하는 129㎞ 구간이었다. 트림은 ES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수프림을 시승했다.

처음 마주한 ES300h는 앞에 ‘올 뉴’라고 덧붙인 수식이 어색하지 않았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지만 외관은 제대로 성형 수술해 확 달라진 모습이다.

헤드램프를 포함한 전면부는 인상이 보다 날렵해졌다. 압권은 양 옆으로 넓어진 스핀들 그릴이다. 안쪽으로는 날카롭게, 바깥쪽으로는 부드럽게 연결돼 입체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렉서스 올 뉴 ES300h[사진=렉서스]


실내 인테리어는 렉서스 측이 ‘VIP 의전용’으로 손색없는 차라고 강조한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공간은 널찍하고 줄무늬 원목과 부츠를 신은 것처럼 가죽을 덧댄 기어 쉬프트 레버,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들여 놓았을 것 같은 스티치까지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스크래치 복원 페인팅으로 차량을 코팅해, 손톱자국 등 흠집을 줄일 수 있게 된 것도 특징이다.

가평으로 가는 구간엔 뒷좌석에 탑승했는데 레그룸은 넉넉하다. 푹신한 쿠션 덕분에 뒤에서 누가 살포시 감싸 안아주는 것 같은 승차감은 로맨틱하다. 다만 연비를 중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모델인 ES350과 달리 썬루프가 운전석 열에만 배치 돼있다. 뒷좌석까지 확 트인 개방감을 주면 더욱 완벽한 의전차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동을 걸자 번쩍이는 계기판만 제대로 시동이 걸렸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조용하다. 주행 모드는 노멀, 에코, 스포트로 구성됐는데 하이브리드의 연비체험을 위해 에코 모드로 놓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진가는 주행 중에 드러났다. 고속도로에서 군용트럭 옆을 지나가도 풍절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최고출력 203마력, 최대토크 21.6㎏·m의 힘도 갖춰 고속 주행에도 탄력 받아 달릴 수 있었다.

연비는 ℓ당 16.4㎞로, 고효율인 독일 디젤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다. 연비는 ℓ당 20.0㎞를 달성해 복합연비보다 20%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 뉴 ES300h의 국내 판매가는 5180만∼6370만 원이다. ES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수프림 트림은 기존대비 가격이 인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