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아…" 연체ㆍ미지급 공시 60% 껑충
2015-09-08 17:07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국내 상장사가 올해 들어 대출, 사채 원리금을 미지급했거나, 연체한 사실을 공시한 횟수가 1년 만에 6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가 연초부터 이날까지 대출원리금연체사실발생 또는 사채원리금미지급발생 공시를 내놓은 건수는 총 21건(상장폐지사 제외)에 달했다. 전년 동기 13건에 비해 61.54%가 늘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가 올해 12건, 코스닥은 9건을 차지했다.
토목건설업체인 포스코플랜텍은 최근 연체 사실을 밝힌 회사다. 이 회사는 3일 241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원금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시작되면서 채무인수 의무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포스코플랜텍은 다른 PF 대출 3건 역시 총 1253억원 규모 대출원리금을 연체하고 있다. 총 9건에 이르는 일반운전자금 대출 및 무역어음 대출도 제때 못 갚은 채무가 900억원 이상이다.
포스코플랜텍은 상반기만 영업손실이 633억원에 달했다. 매출이 1년 만에 약 18% 감소한 가운데 순손실도 2200억원에 맞먹었다. 6월 말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 회사 주가는 이날 1435원으로 올해 들어 약 53% 떨어졌다.
같은 건설업체인 삼부토건도 8월에만 2차례에 걸쳐 각각 9444억원, 3190억원 규모 연체 사실을 밝혔다. 2011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철회한 삼부토건은 지속적인 유동성 위기에 시달려 왔다. 삼부토건은 상반기 순손실이 4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456억원보다 812% 넘게 늘었다.
이 회사는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 3일 개시 결정을 받았다. 8일 현재 주가는 5380원으로 3일째 상한가를 치고 있다.
보광그룹 계열사로 반도체 제조업체인 코아로직은 6월에만 4차례 대출원리금 연체 공시를 냈다. 149억원 규모 사채와 대출원리금 89억원을 못 갚아서다.
7월부터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코아로직은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거래소는 이 회사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밖에도 네오이녹스엔모크스, 신한, 스틸앤리소시즈가 올해 들어 연체 공시를 냈다. 디아이디, 케이비부국위탁리츠 역시 연체공시를 냈고, 결국 상장폐지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연체 사실을 공시한 상장사는 근본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