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전성시대…국민 생활까지 '좌지우지’
2015-09-07 00:01
요리강좌 남성 수강생 급증…여름 휴가 도서 판매 경향도 바꿔
관련 마케팅 봇물에 홈쇼핑, 온라인 마켓 등에서 관련용품 매출 급증
관련 마케팅 봇물에 홈쇼핑, 온라인 마켓 등에서 관련용품 매출 급증
‘냉장고를 부탁해’ ‘수요미식회’ ‘삼시세끼’ ‘집밥 김선생’ ‘한식대첩’ ‘오늘 뭐 먹지?’ ‘마이리클 텔레비전’ '백종원의 3대 천왕' 등 공중파 방송을 비롯해 종합편성 패널(종편), 케이블 TV까지 앞다퉈 요리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는 물론 라디오에서도 쿡방을 소재로 한 작품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요사이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마다 누군가는 요리를 하고 있고, 누군가는 먹고 있을 정도다.
이런 쿡방 열풍은 국민들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온라인 마켓 옥션이 지난 8월 한 달 동안 도서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체 도서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 정도 상승한 가운데 요리 관련 서적의 판매는 무려 300%나 신장했다.
여름휴가 기간 중 많이 판매됐던 문학이나 자기계발, 실용 서적 등은 전월 및 전년 대비 모두 답보 혹은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쿡방을 통해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로 인해 요리를 배우는 남성도 급증했다. 홈플러스 문화센터에 따르면, 남성을 대상으로 한 요리강좌는 2014년 상반기 70여 개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50여 개로 무려 5배나 증가했다.
베이커리와 케이크 등 다양한 요리를 배울 수 있는 롯데월드몰 5층의 ‘ABC 쿠킹 스튜디오’에서 6월까지 2% 내외였던 남성 수강생이 7, 8월에 5배 이상 늘어 10%까지 차지했다.
관련 마케팅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종합외식전문기업 놀부에서는 요리 명인의 이미지를 가진 이연복 셰프를 아예 수석고문으로 기용했고, 하이네켄 코리아는 스타 셰프로 각광받고 있는 정창욱·홍석천·미카엘 등 3인과 함께 ‘스타서브 나이트’ 쿠킹쇼를 선보였다. 홈플러스도 최근 자사의 TV 광고에 최현석 셰프가 전면에 내세우고 오는 10월 ‘아내를 위한 아빠의 힐링 밥상 대전’ 요리대회를 열고 붐 조성에 나서고 있다.
요리가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주방 용품의 판매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전자제품 양판점인 전자랜드에서 7월 한 달 동안 주방 조리 기구 판매가 전월 보다 밥솥 29%, 가스레인지 14%, 전기오븐 16% 씩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패션 전문 쇼핑몰인 아이스타일 24에서도 조차 7월 4일~8월 4일까지 냉장고 정리 용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7% 증가했다. 정리용 밀폐용기의 판매량은 109% 증가했으며, 서랍이나 바구니 형태로 구성된 정리용 수납 시스템의 판매량도 129% 늘었다.
홈플러스에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이연복 셰프, ‘집밥 백선생’ 백종원 요리연구가 등이 사용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사각식도(중식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0% 신장했다. 웍(궁중팬) 매출은 일반 프라이팬 대비 30% 높은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샘킴 셰프가 파스타나 리조또를 담아낼 때 쓰는 파스타볼류 매출은 전년 대비 150% 상승했다. ‘삼시세끼’의 배우 이서진이 요리할 때 자주 활용하는 채칼과 레몬즙기는 각각 전년 대비 200%, 25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홈쇼핑에서 쿡방의 인기와 모바일 식품 구매와의 상관관계는 구매 시간대 분석에서도 증명됐다. 전체 시간대의 식품 판매량 상승 폭이 전년대비 29%에 그쳤던 것에 비해, 쿡방이 주로 방송되는 저녁 9시와 12시 사이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37%의 증가 폭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