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성동조선, 빠른 시일 정상화 뒤 인수합병 추진"

2015-09-01 13:30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왼쪽)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 협약'을 체결했다.[사진=수출입은행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삼성중공업과 협약을 맺고 성동조선 경영정상화를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덕훈 은행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중공업이 지원에 나선 게 된 만큼 성동조선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중형 조선사로 성장할 것"이라며 "대표적인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경쟁력 높아져 제2의 부흥기가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과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 행장은 "이번 협약은 수은이 수립한 중소 조선사별 맞춤형 구조조정 방안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조선업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면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중공업과 중형 상선 전문 조선사인 선동조선이 손을 잡은 만큼 우리나라가 중형상선 부문에서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동조선의 경우 스스로 재무 관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벗어났기 때문에 기업 스스로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경영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협약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가 앞당겨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업이 상당히 어렵지만 앞으로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조선업에서 큰 변수가 비용절감과 환경오염 규제 강화인데 그 부분에서 성동조선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이번 협약에서 인수합병에 대한 내용은 전부 배제돼 있다"면서 "현재 목표는 성동조선이 인수합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은 계속 안고 있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정상화를 시키고 다음에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기업 구조조정의 방향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가 자금 지원과 관련해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있겠지만 규모가 이전처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올해 안에 필요한 자금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논의해 책임지고 유동성을 지원할 것이다"고 했다.

한편, 수은 측은 이번 경영협력 협약이 개별 조선사에 대한 단순 지원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이자 기간 산업인 조선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중·대형 조선사간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했다.

양측이 맺은 협약의 주요 내용으로는 △협약 기간 4+3년 △삼성중공업 영업, 구매, 생산, 기술부문 지원 △수출입은행 인사, 노무, 재무 등 경영관리 담당 등이 포함됐다. 이번 경영협력 협약 성사로 성동조선은 안정적 물량 확보와 원가경쟁력 제고, 기술력 향상, 생산관리 역량 강화 등을 통해 독자적인 생존력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성동 경영정상화는 고용안정, 부가가치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국내 기자재 산업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향후 대선조선 등 중소조선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