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기관수, 지난해 672곳 웃돌 듯…‘회장님 겹치기 증인’ 반복 우려
2015-08-30 16:11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2015년도 국정감사를 앞두고 재벌·대기업 총수 일가 등에 대한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특히 ‘땅콩 회항’ 사건과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재벌개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다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 피감기관 672곳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망신주기 식’ 증인 채택이 한국 정치의 구태라는 점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맹탕·재탕’ 국감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 따르면 국감 증인·참고인 채택 1순위는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일가다. 대기업 주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비롯해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선 신 회장 일가의 소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정무위에서는 야당 소속 위원을 중심으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비정상적인 순환출자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신동주·신동빈’ 형제를 국감 증인·참고인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기획재정위에서도 야당 소속 위원들은 면세점 독과점 논란과 관련,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 등을 국감장으로 부를 방침이다.
국토교통위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이른바 ‘땅콩회황’과 학교 앞 호텔 설립 허용을 골자로 하는 ‘관광진흥법’ 관련 증인·참고인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외에도 농림해양수산식품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미래창조과학방송통위에서는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책임자(휴대전화 유통구조 개선 관련) △허손구 나나테크 대표(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관련), 보건복지위에서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등의 증인·참고인 소환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치권 안팎에선 일부 상임위의 경우 무더기·겹치기 증인채택을 마다치 않는 데다, 늑장 국감으로 ‘부실 국감’이 될 것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지난해 피감기관은 672곳으로 전년 대비 42곳이 늘어나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