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오발사고 구파발 검문소, 이달 탈영 사고까지…부대관리 문제점 속속(종합)
2015-08-26 21:48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총기 오발사고로 의경이 숨진 서울 구파발 검문소에서 이달 초 의경 한명이 탈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구파발 검문소에 배치돼 근무 중이던 최모(30) 일경이 복귀일시인 이달 3일 오후 6시를 지나 현재까지 부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최 일경은 지난달 31일에 3박4일간의 정기외박을 나갔다.
최 일경은 2005년 10월 입대해 이듬해 4월 탈영했다가 9년 만인 올 3월 검거돼 영창 15일의 징계를 받고서 복무를 이어간 상태였다.
최 일경은 사회에 있을 당시 저지른 사기 혐의와 탈영에 따른 전투경찰대 설치법 위반(무단이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달 12일 2차 공판이 잡혀 있었다.
전날 경찰 초급간부 박모(54) 경위에 의한 총기사망사고는 부대원 탈영이라는 비상시기에 발생한 것이다.
탈영에 따른 부대 안팎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만 빼고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실탄이 든 권총을 부대원에 겨누는 장난을 치고 있었던 셈이다.
권총으로 범인을 제압할 때도 대퇴부(넓적다리) 이하를 향해야 하는 규정이 있을 정도로 총기 사용이 엄격한데도 근무 중 부대원의 가슴에 총을 겨눈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기도 하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전에도 대원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장난을 몇번 친적이 있다"며 "하지만 고무 잠금장치를 빼고 방아쇠를 당긴 것은 이번에 처음인데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의경들은 "박 경위가 전에 총구를 겨눴을 때도, 이번에도 장난으로 받아들였다"면서도 "진짜 총기로 장난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그런 장난을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고를 낸 경위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는 한편, 총기 관리가 소홀했는지 등에 대한 감찰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