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긴장감이 커지며 고위급 접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반도 상황에 대해 기존과 미묘하게 다른 입장을 보였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됐다.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근거는 지난 21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에서 나왔다. 화 대변인은 '기자와의 문답' 형태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관련 측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대화를 통해 현재상태를 적절히 처리하길 바란다"면서 "긴장감을 조장할 그 어떤 행동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기서 '관련측'을 지칭하는 어휘로 '유관방면(有關方面)'을 썼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반도 긴장국면에 대한 자제를 촉구할 때 다수를 지칭하는 '각방(各方·각측)'을 주로 써왔다. 이에 따라 관련측은 남북한이 아닌 북한을 비중을 더 둔 표현이라는 것이다.

화 대변인은 또 "중국은 각 관련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에 노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는 '유관각방'이라는 표현으로 남북한을 모두 지칭, 앞서 사용한 어위화 차별성을 뒀다.  

중국의 미묘한 태도변화는 내달 3일 개최될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 개최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후 처음으로 열리는 국경절 외 열병식으로 시진핑 정권의 최대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열병식을 앞두고 톈진항 폭발사고 등 잡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행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22일 밤부터 23일 오전까지 실제 열병식 전체 과정을 연습하는 첫 리허설을 개최했다. 1만여명의 장병과 500여대의 무기 장비 200대에 달하는 군용기가 총동원됐으며 러시아 몽골 등 10여개국 파견 군부대도 모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