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여름휴가 마무리, “조선산업 ‘기 살리기’ 앞장선다”
2015-08-17 12:05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현대중공업이 2주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17일 업무에 복귀했다.
이날 아침 울산 본사 정문에는 오래간만에 오토바이와 자전거, 또는 도보로 출근하는 직원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직원들은 장기간 업무에서 손을 놓았던 만큼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간단한 체조와 함께 하반기에도 열심히 하자는 구호 제창을 한 뒤 조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진에 발목을 잡혀 있을 수만은 없다. 글로벌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분위기 반전을 위한 ‘맏형의 의무’를 실천해야할 시기다.
이에 휴가기간 동안 현대중공업 최고경영진들은 국내외 사업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발주처 핵심 인사들과 만나 사업 확대를 위한 세일즈 활동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휴가기간 사우디아라비아와, 나이지리아 플랜트 현장을 찾아 공사 현황을 챙겼다. 특히 사우디 국영 전력공사(SEC) 경영진들과 만나 육상 발전 플랜트 분야의 협력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육상 플랜트 부문 발주가 급감해 저가 출혈경쟁이 벌이저면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였다.
권 사장은 선주가 대거 몰려있는 지역이자 선박금융의 중심지인 런던 등 유럽법인 등을 둘러보고 업무 현황과 시장상황 등을 점검했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은 매년 설, 추석 등 명절과 하기휴가 기간 해외현장을 방문, 공사 진행상황을 살피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현장경영 활동을 펼쳐왔는데, 올해 여름휴가 기간에 해외로 나간 최고경영진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짜며 하반기 반전을 도모했다는 설명이다.
휴가 끝 무렵인 지난 15일에는 최 회장과 권 사장,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비롯한 그룹 임원 200여명이 경주 남산을 등반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 경제 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가 급락과 환율 급변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회사의 상황이 어렵지만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전 임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견인차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권 사장은 “하반기에는 반드시 흑자 전환을 이뤄내 회사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임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므로 모든 역량을 결집해 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현대중공업은 기존 하드웨어 위주의 기술개발을 넘어 소프트웨어와의 융합을 적극 추진,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액센추어와의 협업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선박의 기관 상태와 운항 정보 등을 육상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십’의 범위를 선박 운항과 적재 화물, 항만 물류정보 등을 연결해 해운산업의 밸류체인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커넥티드 스마트십(Connected Smart Ship) 시스템’을 공동 개발키로 했으며,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함께 가스터빈엔진을 탑재한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 해 화물적재량을 늘릴 수 있는 ‘움직이는 선실’도 개발했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상용화와 해외 유수 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조선산업에 있어 현대중공업의 강점을 지속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사업본부 책임경영체제 구축 등 조직 개편과 인력 효율화 등을 추진한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상반기 임원 인사를 통해 40대 임원을 대거 선임하는 등 정적인 조직을 동적으로 바꿔 ‘뛰는 현대중공업’으로 개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발상의 전환과 신기술 개발, 효율적인 생산관리를 통해 세계 1위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