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TPP 각료회의 폐막...상당한 진전에도 최종 타결 실패

2015-08-01 12:47

마이클 프로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 일곱번째)와 일본의 아마리 아키라 TPP 담당상을 비롯한 12개 협상 당사국의 통상·무역장관들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웨스턴 호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우이섬 = 신화통신]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12개 당사국이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나흘간 하와이 마우이 섬 웨스틴 호텔에서 이뤄진 12개 대표국 간 각료회의는 마지막 날까지 극심한 막판 진통을 겪었으나, 결국 일부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는 못했다.

미국의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일본의 아마리 아키라 TPP담당상을 비롯한 12개 협상 당사국의 통상·무역장관들은 31일(현지시간) 협상장 인근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12개 당사국 대표들은 각료회의 전부터 최종적인 '완전한 합의'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원칙적 합의'는 도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협상에 임했으나 합의안 자체를 마련하지 못했다.

프로먼 USTR 대표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12개국 협상단을 대표해 낭독한 성명을 통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머지않아 타결돼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확신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앞으로 현안들을 놓고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TPP 각료회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2개국 각료들은 다자협상 외에도 별도의 양자협상을 통해 규범과 시장접근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뒀으나, 미국·일본·캐나다·멕시코·호주 5개국 간에 낙농품 시장 개방, 자동차 교역, 생물의약품(신약특허) 자료보호기간 등 쟁점에 대해서는 막판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TPP 협상 타결이 불발되면서, 이른 시일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TPP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캐나다 10월 총선과 내년 미국 11월 대선 등 각국의 복잡한 정치일정 등으로 인해 9월 초 이전까지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TPP 조기 발효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TPP는 미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12개국의 국내총생산(GDP)는 전세계 GDP의 38.2%에 이르며, 교역 규모는 10조 달러에 달하는 만큼 타결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경제통합체가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