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가면’ 종영…방영 내내 1위 비결은? ‘조미료 팍팍!’
2015-07-31 09:47
30일 종영한 ‘가면’은 재벌 2세 최민우(주지훈) 대신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매형 민석훈(연정훈)의 음모 때문에 똑같은 외모를 지닌 부잣집 딸 서은하(수애)로 살아가는 가난한 백화점 직원 변지숙(수애)의 삶을 그렸다.
원래 감칠맛이라는 게 조미료 없이는 힘든 법이다. 그걸 인정한다고 해도 ‘가면’은 과하다. 지독하게 가난해도 독하게 착한 심성을 지켜내는 여주인공과 재벌이지만 마음의 상처가 깊은 남자주인공이 펼치는 신데렐라 스토리에 도플갱어, 재벌가의 음모와 암투, 불륜 등 구미를 당기는 자극적 소재를 가리지 않고 모두 넣었다. 흥행 공식을 종합해 놓은 비법서랄까? 한국 드라마 특유의 클리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래도 다행인 점을 찾자면 뻔뻔할 정도의 솔직함이다. “우리 사골 육수예요”라고 속이는 법 없이 조미료를 썼다고 대놓고 드러내니 밉지는 않다. 그래, 누군가는 막장도 하나의 장르라고 했다.
주연배우의 호연은 치킨과 함께 먹는 다이어트 콜라쯤 되겠다. 막장이라 욕하면서도 매료돼버린 시청자에게 자위할 요소를 제공한다. 주지훈은 광기 어린 연기에 특화됐음을 다시 한 번 증명했고, 수애는 여전히 잘 울고, 아름다웠다. 아이라인을 눈 밑에까지 그리고 눈에 잔뜩 힘을 준 연정훈은 종종 웃음을 유발하기는 했지만, 작품에 어울리는 연기를 보여줬고, 유인영은 재벌의 심리적 결핍을 매섭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