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영장 혐의만 해야"
2015-07-27 10:21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모씨의 디지털 증거를 압수수색한 수원지검의 절차가 위법했으므로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2011년 4월 수원지검은 이씨의 배임혐의와 관련한 영장을 발부받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사는 이씨의 동의를 받아 디지털 저장 매체를 반출한 뒤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센터에 인계해 저장된 파일을 복제했으며 이씨는 이 과정을 중간까지 보다가 자리를 떴다. 이후 검사는 영장에 적히지 않은 다른 혐의와 관련된 정보도 함께 출력했다.
이에 이씨는 위법한 압수수색이라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했다. 수원지법은 이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부 취소하라고 결정했고 검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항고를 냈다.
대법원은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더라도 영장 범죄혐의와 관련된 정보만 추출해야 하며 당사자나 변호인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디지털 정보 수색 과정에서 영장에 적히지 않은 다른 범죄 혐의와 관련된 정보가 발견됐다면 그 자리에서 즉시 수색을 중단해야 한다"며 "복제가 쉬운 전자정보의 복제본이 외부로 반출되면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가 위법하게 사용돼 당사자의 법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