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코스닥 주식선물 파생상품시장 되살릴까

2015-07-23 16:29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한국거래소가 오는 8월부터 침체에 빠진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코스닥 주식 선물시장을 새로 연다. 코스피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코스닥 종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거래소는 8월 첫 거래일인 3일부터 코스닥 시총 1·2위인 셀트리온·다음카카오와 CJ E&M, 파라다이스, 원익IPS, 웹젠, 씨젠, 서울반도체, 포스코ICT, 와이지엔터 10곳이 주식선물시장에 상장된다고 밝혔다.

거래 부진으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 온 코스닥 관련 파생상품시장을 살리기 위한 조치다.

코스닥 파생상품은 코스닥50선물이나 스타지수선물 같은 지수 관련 상품에만 국한됐었다. 과거 정보기술(IT) 버블로 '투기시장'이라는 낙인이 찍힌 코스닥에 대해 업계나 투자자도 외면해왔다. 당연히 주식선물 상장에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역전됐다. 업계가 주축이 돼 코스닥 주식선물 상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코스닥에도 위험관리수단(헤지)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때 세계 1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린 우리 파생상품시장을 살리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이런 이유에서 관련규정 정비나 시스템 개발이 추진됐다는 게 거래소 쪽 설명이다. 

거래소는 먼저 기초자산 선정을 엄격히 했다. 유동성 및 안정성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후보군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유통주식 수나 소액출자자 수, 연간 거래대금, 50% 이상 자본잠식 유무, 감사의견 적정 및 회생절차 개시가 조건이다. 이뿐 아니라 시총이나 거래 수요도 포함했다. 우량종목 위주로 선정했다는 얘기다.

이번 코스닥 주식선물 상장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기관·외국인 비중은 2014년 기준 각각 5.5%, 6.1% 불과했다. 이런 기관·외국인이 새로 생긴 헤지 수단 덕에 참여를 늘릴 수 있다.

실제 20일 상장한 미니 코스피200 옵션에서 외국인 거래 비중은 절반을 뛰어넘는 약 57%에 달했다. 선물에서도 외국인 비중은 약 39%로 가장 컸다.

거래도 늘어났다. 상장 후 3일간 미니 코스피200선물·옵션은 하루 평균 거래량이 각각 4990계약, 7401계약을 기록했다. 원선물 대비로는 각각 약 97%, 376% 증가했다. 

특히 자금력과 정보분석 능력에서 앞서는 기관·외국인 진입이 늘어날 경우 기업정보 생산이나 유통도 활발해질 수 있다. 위험관리 수단 도입을 통한 투자자 유입,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선순환 싸이클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는 해마다 상장 유지 요건을 점검하고, 미달 종목을 상장폐지 하고 있다"며 "주식선물에 상장돼 있지 않은 종목을 대상으로도 선정 기준이나 거래수요를 감안해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코스닥 주식선물 거래상황이나 업계 의견을 종합해 상장 대상 종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