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 엇갈린 명암, 일본 부품업체도 '희비교차'
2015-07-22 14:15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삼성과 애플의 엇갈린 명암이 두 업체에게 부품을 납품하는 일본 부품업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다.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은 아이폰6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반면, 삼성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삼성쇼크’의 전조일 수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일본 전자부품 업체들의 수주 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12개월 연속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부품업체 교세라, 하드디스크용 모터 제조업체 니혼전산, 광학필름업체 닛토전공, 소형카메라 렌즈업체 알프스전기 등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수주총액이 1조 3200억 엔 (약 12조3000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고 수주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보통 매년 2분기는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 발표를 앞둔 시점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판매수가 둔화되는 경향을 보여 왔으나,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6 시리즈가 계속된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부품업체들의 납품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난 4월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6 시리즈는 당초 판매 예상을 밑돌면서 고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갤럭시S6 시리즈의 판매 부진은 삼성에 부품을 납품하는 일본 부품업체들에게 서서히 그 여파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삼성쇼크’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바뀌고 있다.
홍콩의 시장조사회사에 따르면 갤럭시 S6시리즈는 출시 후 20일 만에 600만대가 팔려나갔지만, 3일에 1000만대를 판매한 아이폰6 시리즈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주간매체 닛게이 비즈니스가 인용한 통계자료에는 갤럭시 S6 출시를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100억 엔 규모의 수주가 일본 부품업체로 들어왔으나, 갤럭시 S6 시리즈 출시 후 수주가 급감해 올해 3월 수주액은 72억 엔, 4월 53억 엔, 5월에는 1억 4000만 엔 까지 떨어졌다.
갤럭시S6 시리즈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수주 감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부품업체는 생산 조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스마트폰 전용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급해 온 히타치맥셀은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의 영향을 받고 올해 실적을 하향조정했으며, 조기 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는 상황까지 몰렸다.
닛게이 비즈니스는 삼성 의존도가 높은 일본 부품업체들에게 갤럭시S6 시리즈 판매 부진이라는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겪었던 ‘삼성쇼크’의 전조가 될 수 있다며 업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