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에 싸늘해진 투심 회복 시기는?

2015-07-19 06:00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이재용 시대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활짝 열렸으나, 삼성그룹주에 대해 싸늘해진 투자심리는 쉽사리 살아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일모직·삼성물산이 주총을 열어 양사 합병안을 통과시킨 17일 코스피·코스닥에 속한 삼성그룹주 17개(우선주 제외) 가운데 80% 이상인 14개 주가가 하루 만에 최대 12%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1.79%)와 제일기획(1.08%), 삼성증권(0.71%) 3곳이 1% 내외 상승률을 보였고, 에스원(0.00%)만 보합으로 거래를 끝냈다.

나머지를 보면 합병 당사자인 삼성물산이 10% 넘게 하락했고, 제일모직도 8% 가까이 내렸다. 삼성중공업(-12.39%) 및 삼성전기(-4.51%), 삼성엔지니어링(-4.23%), 삼성생명(-2.80%), 삼성SDI(-2.69%), 크레듀(-2.21%), 삼성SDS(-1.57%), 호텔신라(-1.52%), 삼성정밀화학(-1.46%), 삼성카드(-1.32%), 삼성화재(-0.52%)도 마찬가지다.

기관·외국인은 삼성물산 주식을 각각 약 552억원, 96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제일모직도 각각 543억원, 331억원어치를 팔았다.

합병 이슈가 사라진 영향이 컸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가에 합병 재료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었다"며 "합병안 가결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나머지 삼성그룹주까지 하락한 것은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며 "앞으로 삼성홀딩스 역할을 할 두 회사 주가가 빠지자 덩달아 떨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2조원대 손실을 숨긴 대우조선해양 이슈도 증시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코스피가 17일 2100선을 상향 돌파하며 출발했다가, 2070선까지 밀린 채 마감한 이유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실적악화 우려에 대한 방아쇠를 당겼다"며 "조선주에서 촉발된 불안감이 중국 수출주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삼성그룹주가 줄줄이 하락한 데 대한 분석은 거의 비슷하지만, 단기적인 주가 전망을 보면 어두운 의견이 많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펀더멘털 부분은 하루이틀에 해결하기 어렵고, 결국 숫자로 확인해야 한다"며 "이날 실적 실망감으로 현대글로비스나 현대모비스, LG전자, 삼성중공업 같은 대형주가 급락했고, 반등 시기를 잡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