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산업기상도 발표… 전자·기계·건설 ‘맑음’, 자동차·조선·철강 ‘흐림’

2015-07-13 11:00

[표=대한상의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올 하반기 전자와 기계, 건설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반대로 자동차와 조선, 철강, 우화 업종은 다소 어려움이 예상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한 ‘2015년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느는 전자·IT 업종과 미국경제 호조로 훈풍이 불고 있는 기계업종, 부동산 부양정책 이후 건설수요가 늘고 있는 건설업종 등은 ‘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상반기 실적과 비교해보면, 전자·IT분야는 ‘흐림’에서 ‘구름조금’으로 한계단 상승했고, 기계업종은 ‘구름조금’, 자동차, 조선, 철강, 정유․유화, 섬유․의류는 ‘흐림’을 유지했다.

전자·IT업종은 하반기 수출을 주도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기기 등 첨단제품이 쏟아지면서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지닌 대한민국 반도체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또 갤럭시S6 등 신형스마트폰의 해외수출이 본격화될 예정인 점도 긍정적이다.

기계업종 역시 미국의 자동차, 항공, 에너지산업의 투자확대로 하반기 전망이 ‘구름조금’으로 예상됐다. 이는 일반기계의 중국수출 감소에도 지난 1~5월 미국수출이 11.3%까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계류의 최대수출처인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 중국 기계업체들의 약진 등은 하반기 부진요인이다.

건설업종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부동산 부양책으로 하반기도 맑을 전망이다. 실제로, 민간부문의 건축물 착공신고가 지난해 말부터 계속 증가추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국내건설 연간수주액은 지난해에 비해 12% 증가한 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자동차는 ‘흐림’으로 전망됐다.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차 업체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노동계 총파업, 개별노사간 임금협상 난항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서다.

그리스 위기의 여파가 밀려든 조선업종도 ‘흐림’으로 전망됐다.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사업의 실적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 주요고객인 유럽선사들이 그리스 위기에 더욱 움츠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자재업체들은 선박건조 감소 전망과 더불어 엔저로 인한 단가인하 압박까지 겹쳐 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철강업종은 자동차와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과 중국의 저가철강재 밀어내기 등으로 하반기에도 흐릴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정유·유화업종도 중국과 인도 등에서 설비경쟁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흐림’으로 예보됐다.

중국섬유의 저가공세로 한계상황에 밀린 섬유·의류업종도 ‘흐림’으로 예보됐다. 가격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일부 면방업체들은 국내가동을 중단하고 해외생산으로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해외진출 의류업체도 현지에서 부분품을 조달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던 탄소섬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도 중국이 무서운 기세로 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그리스 위기의 전이가능성과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현실화 돼 국내경기의 회복세도 주춤하고 있다”며 “정부는 경제활성화 정책에 더욱 강도를 높이고, 경제계도 계획된 투자와 고용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등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살리기에 뜻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