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안 부천중동' 입주예정자들 뿔난 이유는?… 알고보니 약대동
2015-07-08 15:42
행정동은 약대동, 법정동은 혼재...학군 집값에 불리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래미안 부천중동' 입주예정자들이 뿔났다.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이 단지의 부지 절반 정도가 '중동'이 아닌 '약대동'이기 때문이다. 중동이 상대적으로 학군이 좋고 집값도 더 비싸다.
입주예정자들은 분양 당시 시공사인 삼성물산에서 별도의 설명 없이 '중동'을 중심으로 한 학군과 편의시설 등을 홍보한 데 대해 억울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천시청에 행정구역(법정동·행정동) 변경을 요구 중이지만 최종 결정은 나지 않은 상황이다.
8일 부천시청에 따르면 래미안 부천중동의 행정동은 약대동이다. 법정동은 101~103동이 중동, 104~107동은 약대동으로 구분돼 있다. 면적 비율도 약대동(50.4%)이 중동(49.5%)보다 높다. 이 이파트는 2013년 8월 분양됐다.
특히 중동은 상동과 함께 부천시내에서 신도심으로 주목받는 반면 약대동은 구도심이란 인식이 강하다. 게다가 명문으로 알려진 중동 소재 중흥초등학교로의 배정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많은 가운데 삼성물산은 분양 당시 이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학생들이 몰릴 경우 예상치 않게 옥산초등학교로 배정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3동에 위치한 이 학교는 거리가 멀고, 규모가 작아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법정동이 약대동과 섞여 있는 '래미안 부천중동'의 경우 밀릴 가능성이 커 입주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행정구역은 향후 집값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입주예정자들은 삼성물산과 부천시청에 법정동과 행정동을 중동으로 변경·확정해줄 것을 요구했고,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대해 시청 관계자는 "행정구역 조정업무는 조례가 개정돼야 확정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라며 "오는 9월 의회 상정 후 경기도에 보고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 10월 중순께 법정동이 중동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입주예정자들이 아무리 요구해도 행정동은 바꿔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법정동이나 행정동은 2개 이상일 때 조정 가능한데 래미안 부천중동의 행정동은 약대동으로 단일화돼 있기 때문에 조정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당초 의견 수렴 설문지에 행정동까지 포함돼 있었던 만큼 마땅히 행정동도 변경되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단지 대내외 요구 사항을 작성해 삼성물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 단지명은 대표성을 띠도록 정할 수밖에 없다"며 "행정구역 변경은 해당 지자체 소관인 만큼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