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그리스 디폴트 불안… "저유로·신흥국 타격 우려"

2015-06-28 16:11

[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불안이 커져 국내 수출경기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당장 그리스 불안은 유로존 경기 회복세 둔화 우려로 저유로를 부추겨 국내 기업 수출 경쟁력을 저해시키는 중이다.

향후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되면 유럽 시장 실물경기 침체로 번져 국내 기업의 직접 수출은 물론, 중국 등 신흥국을 거쳐 수출하는 중간재 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디폴트 위기가 국내 기업의 수출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전자 등 완제품 산업은 물론, 중국 등 신흥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등 중간재 산업도 신흥시장이 중간재를 가공해서 유럽에 수출하기 때문에 ‘그렉시트’ 파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뱅크런 등 자본통제가 불안해져 유럽 금융시장이 위축되면 파이낸싱도 어려워 조선·해운·건설·신재생에너지 등 대유럽 프로젝트 수주 건도 줄어들 수 있다.

그리스 불안은 유럽 경기 둔화세를 키울 뿐만 아니라 유로 통화 약세를 야기해 엔저와 더불어 국내 수출기업들의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수출 시장의 경쟁 심화와 더불어 엔저, 유로화 약세 등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그리스협상 추이와 유로 통화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유럽 선진국 시장 불확실성이 신흥국 시장에도 번져 세계 무역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자본재 수출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그리스 문제의 추이 등 대외요인과 더불어 국내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전체적인 경기 하방위험이 우세하다고 내다봤다.

국제무역연구원도 하반기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이종통화 약세 등으로 수출경기 전망이 어둡다며 기업들의 경영합리화와 핵심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그리스 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칠 수 있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다른 국제적 악재와 결합되거나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확산될 경우 그 여파가 상당할 수 있어 지속적인 주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그렉시트 우려가 확산될 경우 유럽 경기 둔화세가 커지고 원/유로 환율 하락세가 확대되면서 한국의 대유럽 수출이 더욱 부진해질 수 있다며,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한국의 대유럽 수출 증감률은 전년대비 1.4%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무역협정을 활용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경기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고기술,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