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이통사 공짜마케팅 No, 동등비율 할인 Yes" 결합상품 제도개선 촉구

2015-06-23 15:02

한국케이블방송협회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사의 '공짜 마케팅'이 미디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사진=한준호 기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방송과 인터넷이 공짜”

이동통신상품에 가입하면 방송과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결합상품의 ‘공짜 마케팅’이 규제당국의 제재 조치에도 수그러들지 않아 시장 질서가 혼란을 겪고 있다. 결합상품이란 휴대폰과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등을 묶어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윤두현)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사의 결합상품 ‘공짜마케팅’이 미디어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통신업계가 이동통신상품에 가입하면 ‘방송공짜’, ‘인터넷공짜’를 내세우는 허위, 과장 마케팅이 계속 성행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으로 결합상품 구성별 ‘동등비율 할인’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케이블, 업계 점유율 감소로 위기감 고조
케이블 업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이동통신사들이 결합상품을 구성하면서 케이블TV 등 중소통신사업자들의 주력상품인 초고속인터넷이나 유료방송 상품을 공짜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이동통신 결합상품 대응이 어려운 사업자들은 극심한 점유율 감소를 겪거나 퇴출될 우려가 있으며, 방송콘텐츠 사업자와 수익을 배분하는 유료방송 산업 구조상 ‘방송공짜’ 마케팅은 콘텐츠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윤두현 회장은 “방송은 문화상품으로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산업인데 ‘이동통신과 결합하면 공짜’라는 식의 허위과장 마케팅으로 플랫폼과 콘텐츠산업까지 병들어 가고 있다”면서 “공정경쟁을 유도해 방송통신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것이 이용자 후생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DB ]


◆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 결합상품 시장에도 영향
과거에는 이동전화나 초고속인터넷 등 시장 지배력이 있는 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 구성이 허용되지 않있으나, 2007년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SK텔레콤과 KT가 결합상품 경쟁에 가세했다.

소비자가 결합상품에 가입할 때, 본인이 가입한 이동전화를 우선 고려하기 때문에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의 지배력이 결합상품 시장에도 그대로 전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37.8%에 달했던 케이블TV사업자의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2013년 17.9%로 급격히 떨어졌다. 반면 통신사업자들은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을 2013년 82.1%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이동통신 상품 가입 회선 수에 따라 할인해주는 이동통신 중심 결합상품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다양한 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적절한 대안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케이블 업계, 결합상품에 동등할인 비율 적용해야
이날 간담회에서 윤두현 회장은 "동등비율 할인은 결합상품이 주는 혜택을 축소하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고지하고,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최소한의 규제이자 현실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동등할인이란 결합상품을 구성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동등한 할인율을 적용해 상품별 할인액을 이용약관에 명시해 이용자에게 고지하는 제도다.

케이블업계는 동등할인을 적용해 소비자들이 결합상품에서 인터넷, 방송에 얼마를 내고 있는지 알아야 하며, 동등할인이 적용돼야 케이블도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 회장은 "통신과 방송이 균형 있게 발전하고, 나아가 PP들도 방송콘텐츠에 열심히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면서 "방통위와 미래부가 최대한 빨리 제도개선에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