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저 여파에 화훼산업 '이중고'
2015-06-23 06:31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불황에 꽃다발이나 화환 등 화훼 소비가 부진한데다가 엔저(円低) 여파로 수출도 급감해 국내 화훼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05년에 2만870원이었던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2010년 1만6098원, 2013년 1만4452원으로 8년새 31%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화훼 생산액은 1조105억원에서 7368억원으로, 화훼 농가 수는 1만2859호에서 9147호로 각각 27%, 29% 감소했다.
불황으로 저가 꽃다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조화나 비누꽃 등 대체재가 많아지면서 화훼 최대 성수기인 졸업식 시기를 중심으로 꽃 수요가 줄고 있다.
실제로 학교 졸업식이 몰린 올해 2월 aT 화훼공판장 경매실적은 68억6200만원으로 작년 2월(84억3800만원)보다 19% 줄었다.
특히 20대 응답자는 절반 이상인 59.7%가 화훼를 돈 주고 사기 아깝다고 답한 반면, 생활필수품이라는 응답 비율은 8.6%에 불과했다.
화환·꽃 관련 규제가 소비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2011년부터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공무원은 가격이 3만원 이상인 축하 화환이나 화분 선물을 받을 수 없다.
이 규제를 계기로 화훼 경매가격이 하락하고 재배 농가와 생산량도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게 aT의 설명이다.
설상가상으로 화훼 수출은 일본 쏠림현상이 심해 엔저에 타격을 입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0년 7996만1000달러였던 절화(切花)와 꽃봉오리 수출 금액은 지난해 2746만4000달러로 감소, 4년 만에 66%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수출 부진이 이어져 1∼5월 수출액은 503만3000달러로, 2010년 같은 기간(1956만5000달러)의 약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장미·카네이션·국화 등 절화 수출은 지난해 기준 일본으로의 수출 비중이 98%에 달한다.
aT 관계자는 "해마다 도산·파산하거나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어 화훼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화훼농가를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