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인맥지도가 바뀐다] 인재 집합소 기재부의 엘리트 코스는?
2015-06-23 01:01
특히 기재부는 전통적으로 행정고시 재경직 수석 합격자가 당연하게 선택하는 정부 부처로 최고 엘리트들이 모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기재부 내에서 1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런 무한 경쟁의 기재부 내에서도 어느 정도 승진이 예상되는 엘리트 코스가 존재한다.
그 코스에 올라타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 자리에 올랐다면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가 됐다는 의미다.
◆ 엘리트 집합소 '기획재정부'
기재부는 정부부처 중 인재 중의 인재가 모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8년부터 최근 부처 배치를 끝낸 2013년까지 재경직 수석 합격자들을 보면 금융위원회를 희망한 2012년 수석합격자 최범석 사무관을 제외하고 모두 기재부행을 택했다.
2012년 역시 최 사무관과 공동 수석을 차지한 최봉석 사무관이 기재부에 배치된 것을 고려하면 매년 재경직 수석합격자는 단 한 번의 예외없이 기재부를 선택했다.
올해에도 2013년 재경직 공동수석을 차지한 김채윤 사무관과 안경우 사무관이 기재부에 배치됐다.
또한 중앙공무원교육원 수료식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신임 사무관들 역시 기재부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2012년에는 수료식에서 1~3등을 차지한 사무관들이 모두 기재부 행을 택했으며 지난해에도 수료식에서 1등을 차지한 정민철 사무관이 기재부에 배치됐다.
기재부에 인재가 모이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경제정책과 예산 및 세제 등을 총괄하는 중앙행정기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예산 시즌이 다가오면 기재부 복도에서 시·도지사 등 광역단체장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타 부처에서도 기재부 담당 공무원을 만나려면 적어도 한 직급 이상이 찾아와야 만날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지난해 있었던 장·차관급 인사 13명 중 5명이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질 만큼 맨파워가 강하다.
◆ 위를 향한 무한경쟁…기재부 엘리트 코스는 어디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이기 때문에 승진을 위한 무한경쟁도 그만큼 거세다.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 누가 승진할 것인가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기재부 1차관과 2차관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기재부 1차관은 경제정책과 정책조정, 미래전략, 국제금융, 세제실을 아우르는 역할로, 요직 중의 요직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윤종원 전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와 최상목 현 경제금융비서관이 꼽힌다. 주형환 현 기재부 1차관 역시 경제금융비서관에서 차관으로 돌아온 케이스다.
윤종원 전 이사와 최상목 비서관은 청와대로 가기 전 기재부 내 선임국장 자리인 경제정책국장을 역임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일단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다면 멀리 바라볼 만큼의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2차관 역시 로얄로드가 존재, 전통적으로 예산실장이 차기 2차관으로 가는 모양새다.
현 방문규 2차관 역시 직전 예산실장을 역임했다. 이전 2차관을 역임했던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도 예산실장을 거쳤다.
이에 비춰볼 때 차기 2차관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은 송언석 현 예산실장이다.
역으로 살펴보면 예산실장으로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자리는 예산총괄심의관이다. 방문규 2차관과 송언석 예산실장 역시 이 자리를 거쳤다.
최근 눈에 띄는 점은 기재부 대변인실이 예산실로 들어가는 우회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방문규 2차관, 박춘섭 예산총괄심의관 등이 대변인을 역임했다. 직전 대변인으로 최근 지역발전위원회 추진단장으로 영전한 김용진 단장도 대변인 이후 사회예산심의관을 맡은 바 있다.
세제실장과 국제경제관리관 역시 전통적인 승진 코스가 존재한다.
문창용 세제실장은 조세정책관을 거쳐 현 세제실장 자리에 올랐으며 전 세제실장을 역임했던 김낙회 관세청장 역시 조세정책관, 조세심판원 원장에 이어 세제실장을 역임했다.
차관보급인 국제경제관리관은 국제금융정책국장이 올라가는 분위기다.
은성수 전 국제경제관리관은 물론 최희남 현 국제경제관리관 역시 국제금융정책국장을 거쳐 승진한 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