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증시 최대변수… 외국인 움직임 촉각

2015-06-22 15:52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국내 증시에서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로 떠나는 외국인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대내적으로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이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추경 기대감이 긍정적인 재료로 꼽힌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6월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993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같은 기간 2114.80에서 2055.16으로 2.82%(59.64포인트) 떨어졌다. 개인만 이 기간 약 1조5850억원어치 주식을 샀을 뿐 기관도 6360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펀드 환매 탓에, 외국인도 그렉시트와 메르스라는 겹악재로 우리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증시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외국인 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계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월 외국인 거래 가운데 약 57%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계 자금"이라며 "유로존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상영 KR선물 이사도 "현재 국내 증시에서 매도를 주도하는 세력은 유럽계 자금 가운데 특히 영국계"라며 "그렉시트라는 글로벌 이슈에 큰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전했다.

유로존 정상은 우리 시간으로 23일 새벽 그렉시트 문제로 긴급회담을 갖는다.

서상영 이사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리스 이슈로 머리를 맞댄다"며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가 그리스에 대해 금융지원을 시사한 가운데 유럽연합도 그리스를 뺏기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는 오는 30일 IMF에 약 16억 유로를 상환해야 한다"며 "이를 연기하기만 해도 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경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가 점치는 규모는 20조원 내외다.

조병현 연구원은 "메르스 여파로 인해 추경이 가시화 되고 있고, 10조~20조원 사이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렉시트가 해소되고 추경까지 더해진다면 외국인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감 역시 완화될 것"이라며 "악재는 이미 우리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병현 연구원은 "반도체나 정보기술(IT)·부품, 건설·기계처럼 대미 수출이 많은 업종과 결국 회복세를 보일 내수 소비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