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교회 총기난사 ‘증오범죄’ 가능성
2015-06-19 06:44
인종차별 의한 증오범죄 증가 대책 시급
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흑인교회에서 17일 밤(현지시간) 총기를 난사해 목사를 포함해 9명을 숨지게 한 백인 용의자가 검거됐다고 현지 경찰이 18일 밝혔다.
그레그 멀런 찰스턴 경찰서장은 용의자 딜런 루프(21)가 노스캐롤라이나 셸비 지역에서 경찰의 교통정차 명령에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루프는 중죄 약물 사건과 경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멀런 경찰서장은 용의자가 이매뉴얼 AME 교회에서 범행 전 거의 한 시간 동안 머물렀다고 말했다. 이날 총기 난사로 여자 6명과 남자 3명이 사망했다.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사건의 배경으로 추정되는 증오범죄는 미국 내에서 중요한 문제로 꼽히는 이슈다. 증오범죄는 인종, 종교, 성적성향, 민족 등의 차별로 인해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인종차별에 의한 증오범죄의 비율이 거의 절반에 가깝다.
인종차별에 의한 증오범죄의 유형은 안티 백인 (Anti-White), 안티 흑인 (Anti-Black), 안티 아시안 (Anti-Asian) 등이 있다. FBI 통계에 따르면 최근 발생한 인종차별이 원인이 된 증오범죄 중 약 66%가 안티 흑인 범죄, 약 22%가 안티 백인 범죄였으며, 안티 아시안 범죄는 약 4%로 나타났다.
이러한 우월의식으로 인해 9-11 사건 이후 미국 내 아랍인들은 인종적 증오범죄의 주요 대상으로 떠올랐다. 아랍계 및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폭행, 구타, 방화, 살해기도 등이 빈발하고 있으며 종교적 모독행위 역시 발생하고 있다.
증오범죄가 과거보다 양상이 다양해지는 것을 볼 때 특히 인종 문제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그것을 근절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 및 주정부 등 다양한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격앙된 감정과 뿌리 깊은 증오를 바탕으로 한 인종차별에서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이 많다.
전문가들은 연방이나 주 정부가 증오범죄의 유형과 수단이 다양화해가는 것에 맞서 관련 법률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들은 보다 근본적으로 제도적인 인종차별 철폐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