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 헤드셋 보다 가볍고 저렴한 '안경식 디스플레이(HMD)' 개발... 가상현실 '성큼’

2015-06-16 12:00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안경식 디스플레이를 쓰고 가상세계로 들어가, 내가 움직이는 손동작만으로 가상 정보를 직접 선택하고, 펼쳐보고, 확대하고, 움직일 수 있다면, 영화에서 보았던 상상 속 가상현실이 보다 현실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연구단(단장 유범재)은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하나로 연결하는 ‘안경식 디스플레이(HMD)'와 근육의 신호를 사용해 사용자의 운동의도를 실시간 예측하는 '피부 근전도 센서(sEMG)'를 개발했다.

이 두 장치 모두,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간편하면서도 매우 혁신적인 장치라는데 차별성이 있다.

안경식 디스플레이(HMD)는, 오큘러스와 삼성 등 기존 장치들이 모두 머리에 벨트를 둘러 고정해야 할 만큼 두껍고 큰 부피이며 무거운 반면, 작고 가벼워 안경 형태로 착용할 수 있을 정도로 휴대가 용이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소형 경량의 렌즈로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시야각을 확보했으며, 현실과 가상 시야가 완전히 겹치는 ‘Video See- through’ 방식도 가능해, 영화와 게임 등에 활용하면 보다 높은 몰입도의 가상현실 체험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피부 근전도(sEMG) 센서는 밴드 형태로 팔뚝에 착용하면 손과 손가락의 운동패턴을 미리 인식할 수 있고, 함께 탑재된 관성센서를 사용하면 사용자 팔의 이동량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착용하면, 허공에서 손동작만으로 컴퓨터 화면에 글씨를 쓰거나, 멀리 떨어진 로봇 팔을 움직이고, 스포츠선수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교정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번에 개발된 두 장치는,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하나로 연결한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기 위한, 모바일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착용형 디스플레이 장치와 착용형 사용자 입력장치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지형 박사팀과 김기훈 박사팀과의 협업 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해 활을 쏘고 있는 모습 (사진=페이스북 제공 ]


가상현실 시장은 오는 2020년에 약 39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2030년에는 1조 4367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대 SNS업체 페이스북은 지난해 3월 가상현실 헤드셋 제조업체 오큘러스를 20억 달러로 인수하면서 가상현실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지난 12일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오큘러스의 가상현실 헤드셋과 장치로 활을 쏘는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오큘러스는 OLED 디스플레이와 360도 음체음향 시스템을 장착한  VR 헤드셋 ‘리프트’를 내년 1분기부터 본격 출시한다.

한편, 이번 안경식 디스플레이(HMD) 등의 기술개발을 지원한 유범재 단장은 "소개된 안경식 디스플레이가 기존 제품에 비해 착용성과 사용성이 우수하고 저렴해 가상현실 시장의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안경식 디스플레이 장치의 창업을 준비 중인 이중호 박사는 “향후 HMD 장치의 성능 개발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관련 콘텐츠 시장도 같이 개척해 가상현실 시장의 국제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개발된 두 장치 모두 올해 창업을 통해 제품 양산을 시작하고, 하반기에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