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중장년 채용기업 매출·수익 증가”
2015-06-15 11:0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일 년에 드는 헤드헌팅 비용만도 수 천 만원이에요. 사람 뽑기 너무 힘이 듭니다.”
외국계 기계장비업체 A사 인사팀 오모 대리(34)의 하소연이다. 그런가 하면 충주소재 전기전자제조업체인 B산업의 경우 취업사이트에 채용공고를 올릴 때마다 매번 100만 원 이상을 광고비로 지출하고 있다. 근무지가 지방이라 좋은 인재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장년을 불문하고 이곳저곳에서 취업할 곳이 없다는 한숨이 넘쳐나는 가운데도 인재난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구직자는 많지만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는 부족한 일자리 미스매치가 그 원인이다.
이러한 고민을 중장년 구직자를 채용해 매출과 수익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가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주문형비디오(VOD) 양방향 광고를 상업화한 벤처기업 다트미디어는 노동시장의 부조화를 뚫고 안정적인 인적자원을 갖춘 대표적인 기업이다. 박천성 다트미디어 대표(54)는 회사설립 4년만에 업계 리딩컴퍼니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을 중장년 경력직 직원들의 맨파워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기술발달과 변화가 빠른 광고・미디어업계의 특성상 청년층 고용이 일반화 되어 있는 현실과는 반대로 박 대표는 중장년의 경륜과 안정성을 선택했다. 다트미디어의 40세 이상 직원은 전체 직원 35명 중 거의 절반인 16명에 이르며, 경영관리·기술개발·특수영업 등 회사 각 부서의 요직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월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와 취업포털 파인드잡이 중소·중견기업 389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중장년 채용 계획 및 채용 인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만 40세 이상 중장년 인력을 채용한 기업 10곳 중 7곳이 “경영성과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건강가전제품 생산업체인 거산도 중장년 직원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인 인재활용 우수기업이다. 전체 직원 54명중 40세 이상 직원이 40명에 달해 직원 4명중 3명이 중장년이다.
중장년 예찬론자인 김길호 대표(59)는 “작업속도는 젊은 직원보다 느리나 중장년들은 높은 숙련도로 불량률을 줄임으로써 전체적인 생산효율은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다. 해외수출만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는 품질하자로 인한 해외바이어의 컴플레인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선적화물이 반송되어 오면 그 손해가 실로 막대하기 때문이다”며 “관리직의 경우에도 중장년의 임금은 신입 임금의 2배가 넘지만 그들이 가진 경험과 노련함이 의사결정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생산직과 관리직을 막론하고 중장년 직원을 채용함으로써 경영리스크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기업성과를 높일 수 있었다”며 중장년 직원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실제 거산은 중장년 근무자 40명 전원이 정규직이며, 평균 7년 이상 근속하고 있을 정도로 노사가 공히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거산이 작년 7월 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추천받은 해외영업전문가는 삼성전자 출신의 장용석씨(57)였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을 두루 거친 실무능력이 있는 경력자였지만 나이 때문에 적절한 새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던 구직자였다. 추천인재 12명중에 낙점이 되어 부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장 씨는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독일, 불가리아, 네덜란드 등 3개국의 해외거래처를 신규로 발굴해 전체매출을 10% 이상 끌어올렸고, 5개월 동안 난항을 거듭하던 기존 주 거래처와의 납품원가 및 대금기일 조정도 성사시켰다. 회사의 수익률은 10%이상 상승했다. 장 씨는 부장은 입사한지 6개월만인 올해 1월 임원으로 승진했다.
장 부장을 추천한 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이하 전경련일자리센터)는 40세 이상의 중장년 구직자와 기업을 연결해 주는 중장년 전문 취업지원기관이다. 대기업 퇴직자를 비롯한 8000여명의 우수인재가 등록되어 있어 중소기업의 구인요청이 오면 헤드헌터 출신을 비롯한 경력 3년 이상의 전문컨설턴트가 적합인재를 추천해 준다.
중역급 등 핵심인재를 연결해 주는 ‘경영전문닥터서비스‘를 활용하면 적지 않은 헤드헌팅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우수한 인재를 알선 받을 수 있다. 현재 전경련일자리센터에는 약 3200개의 중소기업이 등록하여 채용대행서비스를 받고 있다.
배명한 협력센터 소장은 “전경련일자리센터의 재취업 지원사업은 퇴직한 중장년들이 성공적으로 제 2의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데 그 취지가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량 퇴직과 취업난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에서 열정과 포부를 갖고 일해 중소기업의 성장사다리 역할을 함은 물론 고용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4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가 전경련일자리센터 회원으로 가입하면 누구나 다양한 무료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문의: 02-6336-0615, www.fki-rejob.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