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외국기업 '황금시대' 옛말...25% 기업 일자리 감축 계획
2015-06-11 14:43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경기 둔화에 따라 중국에 진출해 있는 수많은 외국 기업들이 인력 감축을 통한 긴축 경영에 나설 전망이다.
주중 유럽상공회의소(EUCC)가 중국 진출 유럽 기업 54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기업 중 40%가 중국에서의 비용절감을 계획 중이며, 그 중 3분의 2 가량은 감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르그 우트케 EUCC 소장은 "중국 시장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기업 입장에서 최대 비용절감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 인력 자원 분야"라고 설명했다. 우트케 소장은 "아직 중국에서 발을 빼는 기업은 없지만 중국에 본사를 두는 기업은 확실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중국 경기를 낙관한 유럽 기업은 58%에 불과해 2011년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 기업의 경우 향후 2년간 경기를 낙관한 비율이 10%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의 60%는 구글, 페이스북 등 특정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한 중국 당국의 규제로 중국 내 생산 및 연구개발(R&D) 등에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40% 가량은 지적재산권과 법적 대응책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국 현지에 기반을 둔 R&D 투자가 다른 시장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경우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최근 중국 사업소 전체 인력의 30%에 해당하는 180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3월 중국 내 2개 공장의 문을 닫았고, 이에 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됐다.
그동안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반독점법, 인터넷 통제 등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해 왔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해부터 중국 내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는 외국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25년래 최악의 경제 성장 둔화 국면을 맞은 상황 속에서도 고용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중국 정부에 큰 도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경제 둔화 위기 속에서도 1000만 명이 넘는 도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