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소비자와 증권사 간 소송 분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작년 한 해 소송가액만 1조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및 외국계 증권사들의 소송 총 건수는 444건, 총 소송가액은 약 1조73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소송 건수는 2011년 318건(12월 기준), 2012년 336건(3월), 2013년 381건(3월)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소송가액 역시 2011년 1조983억원에서 2012년 1조87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3년 1조1326억원에서 지난해 약 6000억원이 증가했다. 

소송 건수 중 77%는 소비자가 소송을 제기해 증권사가 피소당한 건으로, 총 344건에 달했다. 10건 중 8건은 소비자가 증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얘기다. 소송 건당 평균 금액은 38억원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의 소송 건수는 333건, 소송 금액은 7800억원이었다. 이는 자본금의 7.1%에 해당한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소송건수는 총 111건, 소송금액은 9500억원으로 자본금의 59%에 해당하는 규모의 소송을 벌이고 있었다. 평균 소송금액은 국내 증권사가 23억원인데 비해 외국계 증권사는 86억원으로 국내보다 3.7배 많았다. 

소송 건수와 금액이 가장 큰 곳은 '동양그룹 사태'가 발생한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으로, 총 88건에 5860억원(피소+제소)으로 조사됐다. 이 중 6건을 제외하면 82건이 모두 소비자로부터 피소당한 건이다.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불완전판매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피소당한 건수로 보면 유안타에 이어 대우증권(30건), 하나대투증권(22건), 신한금융투자(20건) 순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도이치증권(1915억원), 다이와캐피탈마켓코리아(650억원), 대우증권(589억원), 동부증권(571억원), SK증권(56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조남희 금소원장은 “주요 증권사들의 경우, 전년 대비 소송금액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시장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증권사들은 소비자 관점의 영업 전략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