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 '화장품·여행주' 5조 증발

2015-06-10 08:24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뒤 여행·레저·화장품주의 시가총액이 5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감소액은 5조원을 넘어섰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특히 화장품주의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모레G는 지난 9일 종가 기준 16만8500원으로 첫 환자 발생 직전인 지난달 19일(19만8000원) 대비 14.9%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하락률(3.5%)의 4.3배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15조7986억원에서 13조4448억원으로 2조3538억원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역시 시가총액이 각각 1조6953억원, 1조4213억원 감소했다. 한국화장품(-337억원), 한국화장품제조(-292억원) 등도 마찬가지다. 

화장품 대표주들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리아나 등의 선전에도 화장품주 시가총액 전체 감소폭은 4조8419억원에 이르렀다. 

여행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 따라 여행사와 항공사 주가도 하락했다.

이로 인해 하나투어(1336억원)와 모두투어(-504억원), 대한항공(-947억원), 아시아나항공(-351억원) 등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같은 이유로 호텔신라(-2159억원)와 AK홀딩스(-93억원)도 시가총액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스나 일본의 지진 사례를 보면 일시 충격으로 소비가 당장 줄더라도 그 수요는 뒤로 미뤄졌었다"며 "메르스 확산이 이번 주부터 둔화한다면 해당 주식을 저가매수할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사스 때 2분기 중국은 경기성장률이 급락했었다"며 "메르스의 확산 여부에 대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