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령회사 세우고 '90억 회삿돈' 빼돌린 유명의류 수입업체 前 대표 기소

2015-06-04 11:15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전성원 부장검사)는 해외에 페이퍼컴퍼티를 세워 수십억원의 거래대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로 유명 여성의류 수입·판매업체 K사 전 대표 정모(64)씨와 같은 회사 전무를 지낸 김모(62)씨를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사는 이탈리아 의류브랜드 M사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던 중 1994년 국내 면세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정씨는 홍콩 법인을 두곳을 인수해 페이퍼컴퍼니로 활용하고 조세피난처로 꼽히는 버진아일랜드에도 유령회사를 두는 방법으로 국내에 반입돼야 할 수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 등은 2004년 12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총 812만1000달러(약 97억3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채 홍콩은행과의 예금거래를 통해 은닉하거나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들은 2008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빼돌린 돈 가운데 84만달러(약11억3000만원)를 정상적인 무역대금이나 해외투자금으로 가장해 국내에 반입, K사 주식을 사들이는 데 썼다.

정씨 등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해당 페이퍼컴퍼니를 해외 브랜드 의류를 수입·배송하는 용역업체로 꾸며 장기간 세무당국·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할 수 있었다.

정씨 등은 이와 별도로 21만달러(약2억4000만원)를 친동생 등 지인 계좌로 입금시켜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