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염치 있는 법정 드라마, 현실과 허구의 줄타기(종합)
2015-06-02 17:20
2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소수의견' 제작보고회에 배우들과 감독이 참석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권혜효, 유해진, 김성제 감독, 배우 김옥빈, 윤계상, 김의성.[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열여섯 철거민 소년과 스무 살 의경, 두 젊은이의 법이 외면한 죽음을 둘러싼 청구액 100원짜리 국가배상청구소송의 법정 공방을 다룬 작품이 2년 만에 관객의 앞에 섰다. 영화 ‘소수의견’의 이야기다.
2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소수의견’(감독 김성제․제작 ㈜하리마오픽처스) 제작발표회에서는 김성제 감독을 비롯해 배우 권해효, 유해진, 윤계상, 김옥빈, 김의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김성제 감독은 ‘소수의견’이 2년 만에 개봉하게 된 것에 대해 “여기 있는 배우들에게 미안했다”며 “시간이 제법 오래 지났다. 이런 저런 구설에만 오르고 개봉을 못해서 제 입장에서는 ‘이 영화가 공개하지 못할 정도인가’하고 자책하던 때가 있었다”며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소수의견’은 애송이 변호사들이 국가가 은폐한 진실 밝히기 위해 검찰 전체를 상대로 대결하는 영화”라며 “비슷한 시기에 비극적 사건이 있다. 영화에서 다룬 사건이 강제 진압과정에서 생긴 비극이다 보니 현실적인 기시감이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용산 참사를 다룬 영화라는 것은 오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영화는 모두가 허구고 배우들이 연기한 역할도 실존하지 않는다. 기시감을 주는 건 우리 근처에 있는 사건들이기 때문이다”라고 용산 참사와 ‘소수의견’은 별개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 있다 보니 지나치게 감정적이거나 선정적으로 다루지 않으려고 했다. 법정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원고와 피고로 나뉘어 공방하는 것이다. 말의 액션과 그로인한 긴장, 반전이 법정극의 묘미라고 생각해서 기본적인 흥미나 긴장감을 유지하고 쫓아가려고 노력했다”고 촬영 당시 작품을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밝혔다.
‘소수의견’은 소설가 손아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 감독은 “진지한 질문을 재밌게 풀어간 소설”이라고 칭찬하며 “그 텍스트를 기반으로 극화 시켜 조금 덜 어려웠던 것 같다”고 작품의 탄탄함을 자랑했다.
또 김 감독은 실제 취재하고 싶었던 부분으로 “법정 그 자체”를 꼽았다. 그는 “국민 참여 재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다. 참여재판 중 안타까운 사건들이 많은데, 그 드라마틱한 상황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변호사 같은 경우 법조인 안에서 국선 변호인이 가진 고단함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려고 했다”고 더했다.
묵직한 주제와, 현실을 반영한 작품인 ‘소수의견’에 대해 김 감독은 “법이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국가가 무엇인지. 그런 거창한 것들을 묻고 싶었던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작업하면서 저 스스로도 ‘이 영화는 염치에 대한 이야기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2년 지난 지금에도 영화 보면서 아직도 현재적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제가 좋아해야할 일인지 안타까워야 할 일인지 생각했다”고 작품이 가진 의미를 나눴다.
한편 ‘소수의견’은 이달 25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