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인력 구조조정 중단, 사업본부 책임경영제 구축”

2015-06-01 09:46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후 8개월간 진행해온 1차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업본부별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등 임직원들과의 친화경영으로 방침을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지급하기로 했던 100만원의 특별 격려금도 조건없이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직원들과 스킨십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권 사장은 1일 오전 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담화문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의 역량을 모으기 위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의 전면 중단을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권 사장은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도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재료비 절감을 위한 노력도 이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제는 여러분이 회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결단을 내렸다”며 “무엇보다도 지금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르고,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모두가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사장은 사업본부 대표에게 대부분의 권한을 이양해 실질적인 대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매, 생산, 영업, 인사 등 대부분의 권한을 사업대표 또는 본부장에게 넘겨 사업대표가 사업본부 운영의 전권을 갖고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 큰 틀에서 기본적인 시스템만 동일하게 가져가되, 사업본부에서 필요한 사람을 뽑고, 사업본부에 맞는 교육을 시키고, 상벌도 자율적으로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해외법인도 앞으로는 본사 눈치 보지 않고 현지에서 책임지고 경영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별도 법인으로서 스스로 생존하고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도록 간섭을 과감히 철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권 사장은 “다양한 직급의 대표들로 미래기획위원회를 만들어 우리의 비전과 목표를 함께 만들겠다. 생산직이건 사무직이건 관계없이 경영진들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 것”이라며 “여러분끼리도 몸을 부딪히며 소통할 수 있도록 체육대회도 하고, 등산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감사 기능도 직원들의 뒷조사가 아닌 각 사업본부별로 여러분의 고충을 듣고, 이를 해결하는 조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권 사장은 “지난 8개월 동안 어려운 상황이 이어져 오는 과정 속에서 모두들 수고 많았다. 오직 현대중공업을 살리기 위한 저의 간절한 충정이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저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사장이 되었고, 누구보다도 현대중공업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 여러분들에 대한 제 마음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저는 우리 회사가 반드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겠다.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일은 제 스스로 앞장서서 고쳐 나가겠습니다”고 전했다.

한편, 권 사장은 선박 2000척 인도를 함께 축하하고자,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지급하기로 했던 100만원의 특별 격려금을 조건 없이 지급한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마시는 큰 우물과 같은 존재다. 어느 누구도 이곳을 더럽혀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아끼고 사랑해야 나와 내 가족, 우리 후배들이 오랫동안 이 우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며 “새로운 현대중공업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재창업(再創業)의 각오로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