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갈등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군이 해양주권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며 미국을 정조준했다.

중국 정부는 26일 베이징(北京)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자국의 국방전략과 국방발전 비전 등을 담은 '2015년 국방백서'를 공개한 자리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개최해 "국가주권과 안전, 국가해양권익 수호를 강화하고 무장충돌과 돌발사건에 대한 준비(태세)를 부단히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대해 "중국은 각지에서 도로·교량건설, 토지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남중국해의 중국영토에서도 같은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인공섬은) 군사적 방어기능은 물론 해상구조와 수색작업, 방재작업, 해양연구, 기상관찰, 환경보호, 어업지원 등에서 기능을 다할 것이며 이는 국제사회의 이익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이어 남중국해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미국은 오랜 기간동안 중국에 대해 근해정찰을 해왔으며, 중국군 역시 이에 대해 줄곧 합법적으로 필요조치를 취해왔다"면서 "최근 몇주사이에 이같은 이슈가 불거진 것은 미국이 정찰활동을 대폭 강화했으며, 고의적으로 이 이슈를 부각시켰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문제를 대대적으로 부각하고 중국군대를 모함하며 긴장 국면을 조성하려는 자들이 있다"면서 "미국은 상대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기를 원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일본 등 위협으로 규정

이날 공개된 백서는 중국의 국방전략을 주제로 하고 있다. 병력 운용 현황이나 무기보유 현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군은 백서에서 ▲미국의 주변국들과의 군사동맹시스템 강화와 아시아 재균형 전략 ▲일본의 전후체제 탈피 시도 및 군사안보 정책의 대규모 조정 ▲중국 영토에 대한 남중국해 개별국가의 도발 행위와 영토주권 간섭 ▲역외 국가들의 남중국해 관여 ▲한반도 및 동북아의 불안정한 요소 ▲테러리즘, 분열주의, 극단주의 활동 등을 중국이 맞닥뜨린 위협으로 설명했다. 중국이 규정한 대부분의 위협은 미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이어 백서는 ▲공산당의 영도와 중국특색 사회주의 제도 ▲국가주권·안보·발전이익 ▲국가발전의 중요한 전략적 기회 ▲지역 및 세계평화 등을 인민해방군이 결연히 수호해야할 '4대 사명'으로 꼽았다. 또한 인민해방군의 8대 전략임무로 ▲영토, 영공, 영해 주권과 안전 수호 ▲재난구제, 권익수호, 안보경계를 통한 경제사회건설 지원 ▲반테러, 반분열 역량을 강화와 정치사회안정 수호 ▲지역과 세계 평화 수호 ▲전략적인 억지력 유지와 핵무기 반격 능력 조직 ▲새로운 영역에서의 안전과 이익수호 ▲해외 이익 수호 ▲조국의 통일 지향 등을 거론했다.
 

◆핵능력 미사일능력 겸비 발전과제

백서는 또한 적극적인 방어전략을 실행하고, 국부적인 정보화 전쟁에서의 승리를 군사전략의 기본으로 삼고, 기본적인 작전개념을 혁신해 군사전략구조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종별로 ▲육군은 기동작전과 입체공격 입체방어 능력 제고 ▲해군은 근해방어와 원해호위 ▲공군은 저고도고고도 일체화와 공수능력 겸비 ▲제2포병대는 핵능력과 미사일능력 겸비 ▲무장경찰은 통합 안정수호능력 제고 등을 핵심발전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군사 준비태세 확장과 정보시스템 체계에 기초한 작전능력을 강화하고, 한결같은 작전 준비 상태를 유지하고, 군사 훈련 실전 수준을 제고하고, 반테러 무장호송 국가원조 등의 비전쟁 군사 행동준비를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작전부의 장위궈(張玉國) 대교(우리 준장격)는 "중국군은 새로운 국가발전 추세에 따라 인터넷, 우주항공 안전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며 "다른 사람이 우리를 범하면 우리는 이를 필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은 1998년 처음으로 국방백서를 펴낸 이후 2년에 한 번씩 이 백서를 발간해오고 있다. 이번 백서는 통산 9번째로 특정 주제 형식의 국방백서로는 두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