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맞은 미국 텍사스주…“강풍에 자동차 날리는 등 ‘전쟁터’ 같아”
2015-05-26 08:48
3주 동안 토네이도 쉽없이 몰아쳐…사망자 최소 10명·이재민 2000여명

폭풍우가 강타한 미국 오클라호마주 [사진=신화 통신]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토네이도가 연이어 몰아치면서 십 여명의 사망자와 수 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25일(현지시간) 가옥 파손과 홍수 피해가 발생한 주도(州都) 오스틴 인근 헤이스 카운티를 중심으로 주 내 24개 카운티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이로써 텍사스 전체 카운티 254개 중 37(15%)곳이 재난 지역으로 지정됐다.
애보트 주지사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재난을 당한 주민들을 돕겠다”면서 “주민들도 기상 예보에 귀를 기울여 스스로 안전을 지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줄기차게 퍼붓는 장대비와 강력한 바람을 앞세운 폭풍은 3주 이상 오클라호마주, 캔자스주, 네브래스카주 등 미국 중부 대평원 지역을 휩쓸다가 최근에는 오클라호마주와 텍사스주 등 남부를 덮쳤다.
특히 텍사스주를 일직선으로 관통하면서 멕시코의 국경 도시인 콰일라주 시우다드 아쿠나 시에서도 최소 1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멕시코 신문 라 호르나다는 강풍에 자동차가 가옥 지붕으로 날려 올라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황폐한 장면이 목격됐다고주 정부 재난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달에 462㎜의 폭우가 쏟아진 오클라호마시티에 지난해 전체 강수량의 6배가 넘는 695㎜라는 기록적인 비가 내렸다.
기상 당국은 이미 큰 피해를 본 지역에 또 강풍과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동태평양 쪽에서 발발한 엘니뇨 현상에 따른 해수온 상승, 미국 남부 지역의 강한 제트기류, 멕시코 만에서 불어오는 고온 습윤한 바람 등 세 가지 요인이 결합해 대기 불안정을 유발하면서 남서부 지역에 장기간 폭우가 내리는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