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회 칸국제영화제] 샤를 테송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 "김고은은 제 2의 전도연"
2015-05-18 15:56
제 68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사흘째인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미라마 극장에서는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영화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풀룩스픽처스)의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의 배급을 맡고 있는 CGV아트하우스 관계자는 18일 아주경제에 “영화가 상영된 뒤 해당 분야 집행위원장인 샤를 테송이 일영을 연기한 김고은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샤를 테송 집행위원장은 “어린 배우가 대단하다. 제 2의 전도연이 될 배우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이가 아니라 샤를 테송의 의견이어서 무게감이 실린다. 샤를 테송은 ‘차이나타운’이 초청된 부문의 집행위원장일 뿐 아니라 아시아영화 특히 한국영화에 대한 조예가 깊은 프랑스의 영화평론가이자 영화학자다.
샤를 테송은 1979년부터 현재까지 필진으로 일하고 있고 1998년부터 2003년까지 편집장을 역임한 영화평론지 ‘카이에 뒤 시네마’를 통해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데 앞장서 왔다. 1999년에는 ‘카이에 뒤 시네마’가 주최한 파리가을축제 영화부문에 30여 편의 한국영화를 소개했다. 신상옥, 임권택, 유현목, 김기영, 이두용, 박광수, 장선우, 이명세, 홍상수, 이광모 등의 감독 작품이 파리에 상영됐고 배우 강수연의 특별전을 열었다. 이를 계기로 당시 일본과 중국영화를 중심으로 현대 아시아영화에 열광하기 시작한 파리의 관심을 한국영화로 돌리는 데 큰 몫을 했다. 이후에도 계속 한국영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데, 2000년에는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이 초청되는 데 일조했다.
4년 전부터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직을 맡게 된 샤를 테송은 매년 장·단편 한국영화를 꾸준히 비평가주간에 소개하는가 하면 한국 영화인 최초로 이창동 감독과 허문영 영화평론가를 비평가 50주년의 해였던 2011년에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2010년도에는 파리3대학에 한국영화 관련 과목을 신설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러한 샤를 테송의 한국영화 사랑과 세계무대에 소개한 공로에 존경을 표하며 지난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공로상의 수상자로 선정했다. 샤를 테송은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한국영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샤를 테송이 ‘차이나타운’을 올해 비평가주간에 초대했고, 김혜수와 함께 ‘차이나타운’을 흔들림 없이 지켜낸 김고은을 보며 영화 ‘밀양’으로 ‘칸의 여왕’이 된 전도연을 연상했다는 것은 특별하다.
사실 김고은에게서 전도연의 과거를 본다든가 미래의 칸의 여왕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은 샤를 테송만의 식견은 아니다. 지난 16일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 자리를 물려줄 후배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자 “좋은 배우들이 많겠지만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김고은을 꼽고 싶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아직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에 잠재된 ‘많은 가능성’을 끄집어내려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3일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치러지는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는 '차이나타운' 외에도 전도연 김남길 박성웅이 만난 '무뢰한'(감독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처스)과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출연한 '마돈나'(감독 신수원·제작 준필름)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고아성 박성웅 주연의 '오피스'(감독 홍원찬·제작 ㈜영화사꽃)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