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높은 복지·연봉’에 직원 만족도 높아...지방이전에 따른 열악한 환경은 고민
2015-05-18 07:58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에너지 공기업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근무지라는 평가에서다.
다만,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따라 지방으로 옮겨간데 따른 열악한 거주환경, 복지혜택 감축, 인력 유출 등에 대한 고민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공기업 전현직 임직원들의 직장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들은 공기업 특성상 높은 연봉과 적절한 업무량, 호봉제에 따른 승진기회, 정년보장 등을 직장의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공시된 30개 공기업(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제외)의 2014년 경영공시자료를 보면 이들 에너지 공기업이 전체 상위 10개 공기업에 자리잡고 있다.
에너지공기업의 지난해 신입사원 초임은 평균 3480만원으로, 전년대비 평균 9% 인상된 수준을 보였다.
가스공사의 경우 3330만원에서 12.5% 상승한 3746만원으로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았으며, 광물자원공사(2995만원→3285만원, 9.7%), 서부발전(3154만원→3358만원, 6.4%) 등의 순이었다.
또 직원 1인당 평균 보수액도 8000만원 수준으로 조사대상기업의 평균 보수액인 7224만원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석유공사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8116만원으로 에너지공기업 중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방이전에 따른 공기업 직원들의 불편함도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족 단위의 이주여건도 어렵고, 미비한 도시 인프라 및 주거 등 직원들을 위한 근무환경이 열악한 탓이다.
실제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 직원들의 10명 중 7명은 '나홀로 이주'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통근하는 직원들도 10% 수준에 달하고 있는 반면 가족동반 이주율은 전체 가운데 20%에 그치면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족과 떨어지면서 기러기 생활을 견디기 힘든 일부 직원들의 휴직과 이직, 퇴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전남 나주로 본사 이전을 시행한 한전의 경우 2011년 이후 휴직자가 꾸준히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최근 공공기관 정상화 차원에서 복리후생까지 대폭 줄어들면서 직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각에서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대규모 인력 이탈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공기업 직원들 대대수가 높은 연봉과 업무강도, 일과 삶의 균형 측면에서 민간기업보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혁신도시 내 교육, 문화, 거주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직원들의 삶의 질은 낮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