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의 고리 더 이상 용납 안한다”… 칼 빼든 권오준 회장

2015-05-14 15:56
비상경영쇄신위원회 구성… 전 계열사 대표 ‘사직서 제출’ 재신임 물어

[사진=포스코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권오준 회장이 회사에 만연해 있는 부패척결을 위해 다시 한번 칼을 뽑아 들었다. 실리를 위해서라면 전통을 깨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권오준식 리더십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14일 실추된 기업 이미지 회복과 신뢰를 되찾기 위해 권오준 회장(사진)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 계열사 대표들로부터 사표를 제출받아 재신임 여부를 묻는다.

위원회는 권오준 회장이 위원장을 맡게되며 포스코 사내이사 전원과 대우인터네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캠텍, 포스코ICT 등 주요 5개 계열사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앞으로 위원회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누어 구체적인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이사회 보고 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위원회 구성은 지난 4월 30일 포스코 사외이사들이 제출한 ‘포스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을 이행하기 위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제언의 내용이 △구조조정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 △거래관행의 투명성 △무관용의 윤리원칙 등으로 권 회장이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4대 전략 아젠다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관용의 윤리원칙이 더해지면서 권 회장의 경영 행보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곧 본원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임 회장 재직시절 비위에 대해 “얼마나 더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느냐”며 진노했던 권 회장의 ‘부패 척결 의지’가 즉각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신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 개선 △경영 인프라 쇄신 등의 아젠다를 만들어 변화를 추진해왔다. 아울러 조직 개혁을 위해 그간 고착화 됐던 인사 서열의 틀을 깨기도 했다.

이날 ‘비상경영쇄신위원회’ 출범에 앞서 쇄신위원 전원과 전(全) 계열사 대표들은 권오준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이는 죽고자 하면 산다는 ‘사즉생(死卽生)’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초 진행됐던 대규모 인사를 통해 권오준 회장의 친정체제가 더욱 굳건해진 만큼 이들 계열사 사장들 대다수는 재신임에 통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업계는 그간 권 회장이 전임 회장 시절 이뤄진 방만 경영의 잔재 청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고, 또 기업가치 회복을 최선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묘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