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5월 넘기나…당청 소통·여야 협상 ‘공회전’

2015-05-15 04:13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가 공무원연금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부랴부랴 소집한 5월 임시국회도 ‘빈손’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협상 재량권’ 논란을 빚은 당·청의 대화 채널이 쉽게 복구되지 않는 데다, 여야가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3건 법안 처리 갈등 표출 이후 연금개혁 재논의는커녕 만날 생각조차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공무원연금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부랴부랴 소집한 5월 임시국회도 ‘빈손’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배석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모습.[사진제공=새누리당]


14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그간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중단됐던 당·정·청 회의가 오는 17일 열려 연금개혁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청와대의 요구로 보류됐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7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갑자기 보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은 표정으로 “(정확한 이유를) 나는 모르겠다”며 내심 불쾌함을 피력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여야가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평가와 개혁안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청와대에 요구할 계획이었다. 실제 그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선 “제가 주도하는 당·정·청 회의는 이어갈 생각”이라며 회의 재개에 기대감을 보였다.
 

14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그간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중단됐던 당·정·청 회의가 오는 17일 열려 공무원연금개혁 방안을 재논의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청와대의 요구로 보류됐다.[사진=SBS 화면 캡처]


하지만 청와대에는 김무성 대표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청 회동’을 열기 위해 잠시 보류했다고 밝혀, 유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당정청 회의에 청와대가 부담을 느낀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이 청와대에 휘둘려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도출된 약속을 파기하면서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소득대체율 50%는 국민연금 정상화를 위한 대타협 기구의 숙고 끝에 나온 합의”라면서 “사회적 대타협의 기회를 놓친다면 그 책임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당 지도부가 정청래 최고위원이 주승용 최고위원을 상대로 ‘공갈 사퇴 발언’을 하면서 발생한 당 지도부 내분 사태로 인해 연금개혁 협상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실정이다.
 

유승민 새누리당·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협상의 중요한 대화 채널인 주례회동을 사실상 중단한 것도 공무원연금 개혁 처리에 걸림돌로 여겨진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더구나 여야 원내대표가 대화 채널인 주례회동이 사실상 중단된 것도 문제다.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3건의 법안 처리 문제로 갈등을 노출했던 두 사람은 최근 유 원내대표의 수차례 전화를 이 원내대표가 받지 않으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나마 조해진·이춘석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접촉은 간간히 있지만, 여야 협상의 최종 결정권자인 원내대표의 만남이 뜸해지면 5월 임시국회에서 연금개혁 법안 처리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2일 연금개혁 합의 도출을 이끌었던 김무성, 문재인 여야 당 대표가 5·18 기념행사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때 협상 돌파구 마련을 위한 모종의 대화가 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