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형제의 난', 중흥 '대표의 난'…건설사 검찰수사 수난

2015-05-14 14:07

건설사 검찰수사 수난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잇단 검찰조사를 받으며 수난을 겪고 있다.

수사를 받게 된 이유도 다양하다. 오너가의 다툼에서 비롯된 고발부터 불법비자금 조성까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있다.

최근 주목을 끈 사건은 이른바 효성판 ‘형제의 난’에서 비롯된 검찰 특수부 재배당 수사다. 2011년 회사의 경영방식을 두고 조석래 회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의 갈등으로 시작된 사건은 2013년 조 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이후 지속적으로 가족과의 갈등을 이어온 조 전 부사장은 결국 지난해 7월과 10월 형 조 사장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 등 9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해당 사건은 당초 조사부에 배당받았으나 최근 특수부로 재배당 받음에 따라 일각에서는 그룹전체의 수사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내부 다툼에서 비롯된 효성과 달리 중흥건설의 경우 대표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으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신대지구의 개발과 관련해 공무원 유착 혐의로 시작된 수사는 대표의 비자금 조성까지 번졌다. 감사원 고발에 따라 수사에 나선 검찰은 공공시설 용지 매각 과정에서 중흥건설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불법행위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조사과정에서 중흥건설 자금담당 이모 부사장을 구속기소한데 이어 지난 12일 정원주 사장 역시 구속기소했다.

한때 시공능력 평가순위 20위권까지 진입했던 굴지의 건설업체 경남기업은 일명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인해 정치 문제까지 휘말렸다.

MB정권 당시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시작된 경남기업의 수사는 각종 금융기관과 공기업까지 확대됐다. 억울함을 호소하던 성완종 회장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이후 정치권 인사까지 수사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포스코 건설의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 베트남 사업처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검찰은 김익희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64)을 지난주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사태의 중심에 선 박재천 코스틸 회장은 14일 결국 구속됐다.

검찰은 포스코와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맺어온 코스틸이 자재를 거래하면서 대금을 부풀리고 회사 돈 수백억 원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로써 검찰의 수사는 더욱 탄력이 붙어 포스코그룹 수뇌부를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검찰은 포스코플랜텍의 성진지오텍 인수 과정에서 배임 소지에 관한 수사에도 착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