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착륙 사고 아시아나기, 접근등 충격 직전 상승시도

2015-05-13 15:46

히로시마공항 아시아나 사고기 최초 충격 접근등 및 로칼라이져 안테나 시설. [제공=국토교통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지난달 14일 일본 히로시마공항에서 활주로를 이탈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정상적으로 착륙하다 급격히 시야가 나빠지면서 4m 높이의 접근등에 부딪히기 직전 상승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1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아시아나 여객기의 히로시마공항 착륙 사고와 관련해 조사책임국인 일본 운수안전위원회가 1개월 동안 조사한 중간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인천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162편(기종 A320)은 지난달 14일 오후 8시 5분께 히로시마공항에 착륙하던 중 사고를 냈다.

일본 운수안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당시 히로시마 공항의 기상은 약한 비가 내리고 약 2~3노트(knot)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착륙 당시 시정은 약 400m 정도로 측정됐으며 항공기는 계기착륙절차(RNAV)에 따라 히로시마공항에 착륙을 시도했다.

계기착륙절차는 위성항법시설을 이용해 계기를 보고 착륙하다가 지정된 높이에서 활주로를 보며 착륙하는 방식이다. 이 때 활주로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상승해야 한다.

당시 항공기는 착륙할 때 활주로 시발점으로부터 400m 전방 4m 높이의 접근등에 최초로 부딪친 후 70m 지나 6.2m 높이의 계기착륙시설(로칼라이져 안테나)에 양쪽 엔진과 랜딩기어가 부딪혔다.

이어 180m를 지나 동체 뒷부분과 바퀴가 지면에 부딪혔으며 이후 활주로 시발점에서 1100m 활주 후 반시계 방향으로 180° 돌면서 녹지대에 정지했다.

착륙 당시 비행속도는 약 131노트로 일정했으나 접근등에 처음으로 부딪히기 직전 다시 상승(복행)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엔진 출력은 충격 전까지 일정해 현저한 변화가 없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본 운수안전위원회의 발표는 중간 조사결과이며 최종 결과는 보통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우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는 일본 운수안전위원회와 협력해 명확한 원인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