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자원개발비리 수사 탄력'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 주거지 등 압수수색

2015-05-12 17:50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으로 주춤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 비리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검찰이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 부실 인수 의혹을 받는 한국석유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으로 주춤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 비리 수사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검찰이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 부실 인수 의혹을 받는 한국석유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2일 한국석유공사 울산 본사와 강영원 전 사장 자택, 메릴린치 서울지점 등에 수사관 30여명을 보내 자원개발 관련 자료와 회계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부 회의록 등을 확보했다.

석유공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경남기업의 자원개발비리와 관련해 집행된 지난 3월 18일에 이어 두번째다.

강 전 사장은 석유공사 최고경영자로 있던 2009년 캐나다의 자원개발업체 하베스트와 정유 부문 자회사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 회사에 1조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하베스트는 이명박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자원외교 당시 대표적인 부실인수 사례로 꼽힌다.

석유공사는 2009년 10월 캐나다 에너지기업 하베스트사의 유전 개발 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예정에 없던 정유부문 계열사인 '날(NARL)'까지 포함해 인수할 것을 요구받았다. 이에 강 전 사장은 충분한 검토없이 날(NARL)을 함께 매수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석유공사는 NARL의 사업 가치나 인수의 적정성 여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평가 시세보다 3천133억원 이상 비싼 1조2466억원을 지불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시 석유공사측 인수 자문사는 메릴린치였다.

인수 후 매년 1000억원씩 적자가 누적되자 석유공사는 작년 8월 NARL을 인수 비용의 3%에도 못 미치는 338억원에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감사원은 올 1월 강 전 사장이 인수합병 실적 달성이 어려워지자 부실자산임을 알면서도 NARL 인수를 지시하는 등 하베스트 인수 계약건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감사원 감사 자료를 토대로 NARL 인수 과정에서 경영상 가치판단에서 벗어난 비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있었는지, 외압은 없었는지 등을 두루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릴린치가 NARL 인수 작업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