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 감소세…삼성전자, 깊어지는 ‘고민’

2015-05-12 15:31

[그래픽=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선진 시장에 이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도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 시장 개척과 새로운 먹거리 찾기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12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9880만대로 지난해 1분기(1억320만대)에 비해 약 4.3%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지속적인 대규모 스마트폰 출하에 따른 시장 포화와 전반적인 중국 시장의 경기 둔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지켰지만 샤오미·화웨이·레노버 등 현지 업체들이 보급형을 중심으로 거센 추격에 나서는 과정에서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됐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중국 시장에서 2050만대를 출하하며 19.9%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지만 올해 1분기에는 960만대(9.7%)에 그치며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53% 포인트 하락했다.

순위도 아이폰6를 내세우며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성공한 애플(1450만대, 14.7%), 샤오미(1350만대, 13.7%), 화웨이(1120만대, 11.4%)에 이어 4위로 내려앉았다.

중국 경기가 둔화된 가운데 현지 이동통신사들이 단말기 보조금을 줄여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한 것도 스마트폰 시장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축소해 단말기 가격이 올라가다보니 자연히 새 모델 구입을 꺼리게 되고 스마트폰을 구입하더라도 저렴한 보급형 모델을 찾기 때문이다.

자국 브랜드에 대한 중국 국민들의 높은 충성도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외산 업체들의 고민거리로 꼽힌다.

이영소 한국IDC 연구원은 “중국도 대화면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내세운 애플의 점유율이 상승했다”며 “저가에서 출발한 샤오미 등 현지 업체들도 중가 모델까지 올라온 상황이라 삼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등 제3의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자국 밖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샤오미 등 보급형 브랜드, 현지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와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이제 크고 있는 시장이라 수요와 수익성 측면에서 확실치 않다.

이 연구원은 “스마트폰은 수요가 확실하지만 웨어러블 기기는 수요가 정해져 있지 않고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수많은 중국의 업체들이 저렴한 웨어러블 기기를 생산하고 있어 단기간에 수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상위권의 위치를 유지하면서 중저가 시장을 세분화해 공략하고 온라인이 중요한 중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판매 경로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