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소비 부진 속 제주도, 1분기 소비 18%↑
2015-05-12 14:02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올 1분기(1∼3월)에 전국적으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유독 제주지역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커(遊客)'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소비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올 1분기 지역경제동향 자료를 보면 전국의 대형소매점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가운데 광역 단위로 제주와 충남 등 2개 지역만 성장했다.
제주는 유커들이 화장품 구입을 많이 한 덕분에 무려 18.0% 늘었으며 충남은 음식료품이 호조세를 보인 영향으로 2.8%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주의 경우 면세점에서 유커들의 화장품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이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전국적으로는 운동오락용품이나 의복 등이 부진하면서 소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1분기 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쳤다.
지역별 물가상승률이 0% 이하로 내려간 것은 2000년 2분기 충남이 -0.1%를 기록한 이후 약 15년 만에 처음이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울(1.1%)이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전국 생활물가는 작년 1분기 대비 -0.6%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생활물가가 하락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인천(0.1%)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하락세가 관측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류·담배, 음식·숙박 등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국적으로 소비자물가가 다소 상승했지만 유가하락 요인 때문에 전반적으로 상승률이 둔화된 추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1분기 전국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줄었다.
석유정제품, 무선통신기기, 자동차 수출이 부진하면서 전남(-19.0%), 경북(-13.3%), 울산(-12.1%)이 감소했다.
부산(22.6%), 충북(18.6%), 세종(17.9%)은 전자부품 등의 호조로 증가했다.
수출이 부진하면서 전국 광공업생산도 작년 1분기보다 1.0% 줄었다.
제주(19.3%), 충북(11.3%), 부산(7.9%)은 식료품·선박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증가했지만 인천(-6.5%), 서울(-5.9%), 경북(-5.4%)은 자동차와 전자부품이 부진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 취업자 수는 1분기에 총 2527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남(-0.9%), 울산(-0.7%)이 농림어업·보건복지업이 부진하면서 감소했다. 대전, 강원, 경기·전북은 교육·사업지원·제조·음식숙박업 부문의 고용이 늘면서 각각 4.0%, 3.6%, 3.2% 증가했다.
주택·사무실 수요가 늘면서 전국 건설수주는 작년 1분기보다 52.9% 늘었다.
충남(202.7%), 세종(191.5%), 대전(189.4%) 지역이 크게 증가한 반면에 충북(-45.6%)과 전남(-19.6%)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