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완성은 ‘컬러렌즈’… 콘택트렌즈 시장 급성장
2015-05-11 08:3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직장인 김유경(29·서울 중구)씨는 출근 할 때마다 그날 의상에 맞는 컬러렌즈를 고르는 게 일이다. 친구와 우연히 들른 렌즈 매장에서 부드러운 갈색 미용렌즈를 추천받아 사용해 본 뒤 컬러렌즈 마니아가 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사용해보니 인상이 훨씬 더 부드러워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머리 색깔이나 눈동자 크기에 맞춰 렌즈를 선택하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임에 회색이나 보라색 렌즈를 착용하고 나가면 10명중 9명은 제품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며 “요즘은 10대는 물론 주변의 2030대도 많이 착용한다”고 덧붙였다.
콘택트렌즈를 시력교정뿐 아니라 미용 목적으로 착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안경점 구석에 있던 부속품 신세에서 매장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효자 품목이 됐다. 아예 오렌즈·렌즈스토리 등 콘택트 렌즈만 취급하는 전문매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국산 컬러렌즈를 찾는 중국 및 일본관광객들이 늘면서 강남·명동·홍대·남대문 등 서울 주요상권에는 콘택트렌즈만 취급하는 전문 매장도 100~200곳으로 증가했다.
스타비전이 2012년 첫 오픈한 렌즈전문숍 ‘오렌즈’는 이태원·신촌 등 서울에서 4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경기·부산 등 전국 매장을 합치면 135개 이상이다. 회사 측은 렌즈 시장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는 만큼 연내 200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목표다.
시장을 키운 소비자는 10∼30대 여성이다. 한류 열풍도 한몫했다. 남녀 아이돌 가수 및 배우들이 착용하는 컬러 렌즈 정보가 뷰티 블로거·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됐고, 이를 접한 해외 고객들이 국내 렌즈 전문숍으로 유입되기 시작했다.
남대문의 한 안경점 매장 관계자는 “손님 10명 중 7명은 중국·일본에서 온 여성”이라며 “한번에 10개 이상의 컬러렌즈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콘택트렌즈 가격은 보통 시력교정용이 5만~15만원, 미용 렌즈는 9000원∼10만원 선이다. 렌즈의 재질, 색상, 종류에 따라 가격대는 달라진다.
오렌즈 관계자는 “가격대가 낮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렌즈를 시력교정뿐 아니라 아름다움과 패션을 위해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한류 뷰티가 확산되면서 내국인인 물론 해외관광객들도 화장품처럼 뷰티아이템의 일부로 컬러렌즈를 찾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은 존슨앤존슨(아큐브), 알콘(시바비전.프레시룩), 바슈롬(바슈롬) 등 외국 제약사가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들도 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인터로조·동국제약·메디오스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컬러렌즈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컬러렌즈가 대중화되면서 일부에서는 1만원대 저렴한 미용렌즈를 색상별로 구입한 뒤 친구들끼리 돌려 사용하는(일명 ‘렌즈 아나바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오섭 글로리서울안과 원장은 “청결하지 못한 상태로 렌즈를 장기간 착용하면 각막궤양, 각막미란(각막염증), 건성안(안구건조증) 등 심각한 안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장기간의 미용렌즈 착용은 각막의 가장자리에 신생혈관을 만들고 혈관이 각막 주변부로 타고 올라가면 실제 검은 자위가 작아져 보이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