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서 막말 싸움…새정치연합 지도부 갈등 '악화일로'
2015-05-08 15:16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불거진 새정치민주연합 계파 갈등이 결국 폭발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노(비노무현)' 주승용 최고위원이 '범 친노(친노무현)' 정청래 최고위원과 감정싸움 끝에 사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전날 새 '비노' 원내대표를 선출하며 혁신과 단합을 외쳤던 새정치연합이 하루 만에 사분오열, 계파 갈등이라는 당의 고질적인 병폐를 새삼 확인시켜준 것이다. 이 난리 통 속에서도 유승희 최고위원은 자신의 발언 차례에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 '봄날은 간다'를 부르는 등 이날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봉숭아 학당'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노 패권주의'를 또다시 언급하며 "제갈량도 현재 당내 갈등을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제갈량의 정치원칙이었던 3공 정신을 되새긴다면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공개, 공정, 공평이 바로 그것"이라며 문재인 대표에게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표와 오영식 최고위원, 양승조 사무총장, 강기정 의원 등이 주 최고위원을 만류하러 따라 나갔으나 주 최고위원은 회의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문 대표는 회의 마지막에 정 최고위원을 향해 "오늘 발언은 공개적 자리에서 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했다고 생각하고 유감스럽다"고 경고한 뒤 "지금은 당의 단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거듭 '단합'을 강조했다.
이후 주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답변을 기다렸으나, 돌아온 것은 폭언이었다. 이것이 바로 패권정치의 폐해"라며 "국민과 당원이 요구하는 친노 패권정치 청산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으니 이제는 물러나자는 것이다. 질 수 없는 선거를 져 놓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누가 이 당에 희망을 걸겠는가. 계파 패권 정치 청산 없이는 총선도, 대선도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