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한인 학생 “남북관계에 좋을것 같아 자진입북했다”

2015-05-05 17:28
“체포되고 싶었다…최고의 대우 받고 있어” 연일 웃는 얼굴로 CNN과 인터뷰

지난 2일 북한에 불법입국한 혐의로 체포된 미국 한인 대학생 주원문(21)씨[사진=CNN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불법입국 혐의로 북한에 억류된 미국 한인 대학생 주원문(21)씨가 자진입북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뉴욕대 학생인 주 씨는 이날 평양 고려호텔에서 “불법인 것을 알지만 나의 입북을 통해 멋진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미국 영주권자이자 한국 국적자인 자신이 북한에 들어가면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CNN 영상에 등장하는 주 씨는 놀라거나 불안한 기색 없이 웃는 표정이었으며 인터뷰에도 차분하게 응해 눈길을 끌었다.

주 씨는 호기심이 입북의 원인이기도 했으며 지난 2월 입북이 머리에 떠오른 후부터는 계속 그 생각만 했다면서 “북한에 불법 입국한 평범한 대학생이 북한 당국의 환대를 받고 안전하게 귀국하는 것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웃는 얼굴로 “체포되고 싶었다”며 중국 단둥에서 철조망을 두 번 넘어 북한으로 들어갔으며 강이 나올 때까지 걷다가 북한 군인에게 잡힌 이야기를 풀어냈다.

주 씨는 또 불법입북 혐의로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말에도 놀라지 않은 채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주씨를 걱정하는 가족들에 대해서는 “나를 많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잘 있고 (북한) 사람들이 인간적 최고 대우를 해주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이 3개이고 개인 욕실이 딸린 거처에서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면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인터넷, 전화 등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 씨는 “불법으로 입국했으니 외부와의 접촉을 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CNN은 2일 북한 당국에 주 씨와의 인터뷰를 요청했으며 4일 밤 당국의 허가로 단독 인터뷰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주 씨가 4월 22일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불법입국하다 체포됐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 당국에 주 씨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주씨는 미 뉴저지주 테너플러이고를 졸업한 뒤 뉴욕대(NYU)에 진학, 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다. 최근 미국 여행을 위해 한 학기 휴학한 상태이며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자리를 찾다 실패한 뒤 입북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