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 軍훈련으로 아시아나항공 60여분 상공 선회…승객들 불안

2015-04-28 13:10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주경제 김태성 기자 =올 들어 세계 곳곳에서 항공기 추락 등 대형 항공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미공군연합훈련으로 광주공항의 항공기 착륙이 상당 시간 지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특히 제주를 출발해 광주공항으로 오던 아시아나 항공기가 착륙하지 못하고 60여분 동안 공항 상공을 맴돌아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28일 아시아나항공과 승객들에 따르면 지난 20일 아시아나항공 OZ 8148편은 승객 145명을 태우고 오후 8시 20분에 제주를 출발해 오후 9시 광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항공기는 한미공군연합훈련으로 착륙허가를 받지 못해 광주공항 상공에서 1시간여 동안 떠 있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은 기내방송을 통해 공군훈련으로 인해 착륙이 지연된다는 안내방송을 통해 알렸지만 승객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최근에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활주로 이탈사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직후라 승객들은 더욱 불안해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이 비행기는 착륙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10시 8분에 겨우 광주공항에 착륙했다. 제주에서 광주까지 1시간 50분이 소요된 것이다.

이날 착륙 지연 사태는 매년 4월 2주 동안 공군 작전사령부에서 주관하는 한미공군연합훈련 때문에 빚어졌다.

문제는 이번 훈련이 미리 예정돼 있었음에도 항공사 측이 항공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대처가 아닌 너무 안일하게 받아들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탑승한 승객 양모(40)씨는 "하늘에서 한 시간 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 공포스러웠다"며 "앞으로 여행이나 출장 갈 때 비행기로 가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김모(50)씨는 "승객들이 항의하자 (우리 항공사에서는)아무 잘못이 없다. 항의하려면 국토부에 항의하라는 식의 변명을 했다"며 "우리나라에서 1, 2위를 다투는 항공사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군은 이에 대해 "연례적으로 진행된 한미공군연합훈련으로 항공사 측에 미리 알려 협조를 구했다"며 "하지만 이 날은 훈련했던 전투기들이 유독 그 시간대에 몰리다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출발 시간을 늦추는 등 승객들에게 불편을 최소화하려 했으나 불가항력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 항공 8138편은 앞서 이틀 전 승객들에게 아무런 설명 없이 오후 8시 10분으로 출발을 연기한다는 문자를 보냈었다. 공항에서는 10분이 늦어진 오후 8시 20분에서야 항공기가 이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