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병’ 허인회, KPGA투어 개막전 역전 우승

2015-04-26 17:54
연장 둘째홀에서 박효원 따돌려…상무 소속 방두환도 11위 눈길…박효원은 1위 상금 8000만원 차지

일병 허인회가 대회 4라운드 시작전 거수경례를 하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최종일 7타 열세를 만회하고 연장끝에 우승했다.                                                            [사진=KPGA 제공]




머리가 짧은 현역 군인 일병 허인회(28·JDX멀티스포츠)가 머리를 업으로 하는 유명 헤어디자이너의 아들을 따돌리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시즌 개막전 주인공이 됐다.

허인회는 26일 경기 포천 대유몽베르CC 브렝땅·에떼코스(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올해 첫 대회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총상금 4억원)에서 4라운드합계 7언더파 281타(75·71·67·68)로 박효원(박승철헤어스튜디오)과 공동 선두를 이룬 후 연장 둘째홀에서 박효원을 물리쳤다.

두 선수는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째홀 경기에서 파를 잡고, 같은 홀에서 연장 둘째홀 경기를 벌였다. 그린이 연못으로 둘러싸인 그 홀에서 허인회는 파를 잡으며 보기에 그친 박효원을 제쳤다. KPGA투어 통산 3승째다.

허인회는 지난해 일본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하다가 12월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올해 가을 경북 문경에서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상무와 KPGA는 군복무중인 골프선수들을 올해 국내 프로대회에 출전시키기로 허용했다. 허인회 방두환 박현빈 박은신 맹동섭 양지호 등 상무 선수들은 군사훈련과 골프연습을 함께 하던중 이 대회에 출전했다.

허인회는 약 4개월만의 경기가 익숙하지 않은 듯 첫날 75타로 출발했으나 둘째날 71타를 치며 커트를 통과했고, ‘무빙 데이’인 3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며 공동 5위까지 치솟았다.

허인회는 선두 박효원에게 7타나 뒤진 채 최종라운드에 임했지만 17번홀까지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이며 선두권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최종일 4타차 선두로 나선 박효원은 전반에만 4타를 잃고 우승향방을 안개속으로 몰아넣었다. 앞서 플레이하던 허인회는 정규라운드 마지막홀에서 버디를 잡고 이날만 3오버파를 친 박효원과 연장에 돌입할 수 있었다.

2007년 KPGA투어에 데뷔한 박효원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공동 3위를 한 것이 지금까지 최고성적이었다. 올해 대회 첫날만 공동선두였을뿐 2,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나서며 투어 첫승을 기대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생애 최고성적을 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또 허인회가 군인 신분이어서 1위 상금 8000만원은 그의 몫이 됐다. 그의 아버지는 헤어디자이너인 박승철씨다.

황인춘 조민규 이상희는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3위, 문경준 김태훈 신용진 최고웅은 4언더파 284타로 공동 6위, 이경훈(CJ오쇼핑)은 3언더파 285타로 10위를 기록했다. 상무 소속인 방두환(JDX멀티스포츠)은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1위, 박현빈(JDX멀티스포츠)은 5오버파 293타로 공동 40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챔피언 이동민은 이븐파 288타로 공동 19위에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