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재개발 출구전략 직접해제·적극지원 투트랙 …정체된 도시재생 속도낸다

2015-04-22 15:44
2012년부터 245개 해제 1단계 전략 마무리...327개 구역 ABC 상황별 맞춤 전략 마련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서울시 브리핑룸에서 뉴타운·재개발 ABC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박 시장은  "뉴타운 사업을 한 번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발표한  '뉴타운·재개발 ABC관리방안'은 뉴타운 출구전략의 2단계 성격이다. 2012년부터 추진해온 출구전략 1단계를 마무리하고,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 구역에 대해서는 직접해제와 적극지원 등 투트랙으로 출구전략을 본격화 하겠다는 의미다. 

박 시장이 발표회에서 "뉴타운 사업을 한 번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때가 됐다"고 언급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출구전략을 통해 착공 이전 단계에 있던 683개 구역 중 36%인 245개가 주민 뜻대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됏다. 시는 나머지 438곳 중 추진주체가 있는 327개 구역은 ABC 유형별로 관리하고 추진주체가 없는 111개 구역은 일몰제 등으로 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출구전략 무게중심 해제에서 지원으로=이는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이 해제 위주의 출구전략에서 시의 적극적 관리를 통한 사업 유인 정책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경기가 어렵던 지난 3년간 서울시는 재개발 구역 245개를 해제하는 등 출구전략을 펼쳤지만 최근 강북 재개발 사업장에서 연이어 분양에 나서는 등 부동산 경기가 호전되면서 되는 곳은 확실히 밀어주면서 뭉쳐있던 실타래를 풀겠다는 것이다. 

시는 현재 뉴타운 사업이 진행 중인 438곳 중 추진 주체가 있는 327개 구역을 집중 분석해 구역별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A유형(정상 추진), B유형(정체), C유형(추진 곤란)으로 구분했다. 

A유형은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곳으로 총 150개 구역이다. 이 곳에는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시가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한다. 시는 개발 면적이 5만㎡ 미만이면 공원·녹지 개발을 면제해주고, 녹색건축인증·빗물관리시설 설치·역사문화 보전 등을 통해 허용용적률(20%)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 추진위원회와 조합의 운영자금 융자금 한도를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대폭 올리고, 재개발 후 임대주택은 시가 기존보다 높은 비용으로 매입하게 된다.

B유형은 주민 갈등,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 탓에 사업이 정체된 곳으로 모두 130개 구역이다. 시는 이곳에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주민합의를 도출하고 사업정상화 등 진로결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정비사업·건축 전문가, 변호사, 시민활동가로 구성된 코디네이터를 100여 명 확보했다. 다음 달부터 10개 구역에 이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C유형은 46개 구역으로 정비(예정)구역 지정 목적을 상실하고 주민이 과도한 부담을 느껴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곳이다. 시는 C유형 구역 중 28곳을 직권으로 해제하고, 나머지는 대안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유도하고 관련 조례를 마련해 구역 해제를 추진한다.


 

최근 분양에 나선 일부 도심 재개발·뉴타운 사업장이 좋은 청약성적을 거두며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제공]


◇부동산 훈풍에 강북 뉴타운 사업 모처럼 활기=이번 서울시의 관리방안은 조합과 시공사 간, 조합과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을 시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조속히 정상화시키는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A형과 C형의 경우 명확하지만 문제는 B유형"이라며 "전문가를 파견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응을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A형이나 C형이 되는 것이지만 부분 개발 등 제3의 길을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분양에 나선 일부 도심 재개발·뉴타운 사업장이 좋은 청약성적을 거두며 사업을 순조롭게 이끌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올해 분양에 나선 서울 도심권 재개발·뉴타운 사업장은 줄줄이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록하며 활기를 보이고 있다.

강북 도심 재개발 단지로 첫 선을 보인 '왕십리뉴타운3구역 센트라스'는 1029가구를 모집하는데 1만804명이 몰려 평균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아현역 푸르지오'가 평균 6.6대 1로 청약을 마감했다.

분양물량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북아현뉴타운 4176가구, 성북구 장위뉴타운 513가구, 이문·휘경뉴타운 900가구, 수색뉴타운 1076가구 등 뉴타운지역에만 6600여 가구가 공급되는 등 강북권 재개발 물량은 3만 가구 수준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유동성 확대와 비용부담 감소로 이어져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는데다 최근 실수요자들도 '이왕이면 도심'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강북 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