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성장률 또 0%대 전망...하반기 추경론 확산

2015-04-20 16:22

 

아주경제 노승길·박선미 기자 =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또 0%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시장 예상치는 전분기 대비 0.6% 증가다. 

1분기 성장률이 1%를 하회할 경우 6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필요하다면 하반기에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면서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1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내놓는다.

전기대비 분기 성장률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에는 0.5%로 떨어졌고, 3분기 0.8%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하다가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집행 차질 등으로 4분기 0.3%까지 추락했다.

1분기 성장률이 또 1%를 하회할 경우 6분기 연속 0%대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월부터 소비와 투자 지표가 상승하는 긍정적인 징후가 보이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지만 경제전문가들은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실물지표는 경기위축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월 산업생산은 1월보다 2.5% 증가했지만 전월 마이너스 성장(-2.0%)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여전히 부진하다는 평가다. 제조업 재고율도 122.6%로 전월대비 2.2%포인트 올랐다. 같은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2013년 이후 저점인 101을 기록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데다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및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대내외 수요 회복도 더디게 나타나고 있어 부진한 경제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GDP성장률은 연초 내수 부진으로 인해 한은의 1% 성장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 패턴 측면에서도 상반기에 전분기 대비 평균 0.9% 성장의 낮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정부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추경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 부총리도 추경론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최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하반기에 추가 경기부양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회복세가 미약할 경우 정부가 쓸 수 있는 부양책은 추경이 거의 유일한 상황이다.

해외투자은행 역시 한국이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소사이어티제네럴과 시티그룹은 내수부양을 위한 추경 편성, 균형재정을 위한 세수 및 지출 목표 현실화 등을 전망했다. HSBC 역시 대내외 수요 부진, 민간심리 약화 지속 등의 이유를 들어 추가 경기부양책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추경시기는 오는 6월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전향적인 정책을 편 국가들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한국은 반대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현재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은 경기 하강을 막는 데 도움은 되지만 반등시키지는 못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