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제 식구 감싸기' 도 넘었다
2015-04-20 00:22
경찰 간부 가정 이유로 신고 묵살, 폭력 사각지대…사건 은폐·축소 의혹
아주경제 김병진 기자=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경찰 간부 A씨(45)가 부인 B씨(40)를 흉기로 찌른 사건과 관련, 경찰의 '제식구 감싸기'가 화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경찰이 수사 결과에 대해 일부 내용을 은폐 또는 축소해 발표했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어 재수사가 요구된다.
19일 피해자 B씨의 친오빠 C씨는 "흉기에 찔려 중태에 빠진 여동생이 수년간 A씨로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오다 수차례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발생 당일 오후 3시 45분께 여동생이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내용의 통화를 하던 도중 A씨가 술에 취해 귀가, 부엌에 있는 흉기로 여동생을 수차례 찔렀다"고 설명했다.
C씨는 당시 녹음된 파일을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C씨는 "처음 흉기가 향한 곳이 목이어서 여동생이 이를 막느라 팔에 상처가 집중됐다"며 "경찰은 팔과 다리 등 3곳이 흉기에 찔렸다고 했는데 실제 복부와 허리, 팔 등 7곳을 심하게 찔려 위까지 천공이 나는 중태에 빠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 사건과 관련해 확인한 결과 지난 2월 19일과 3월 7일 각각 A씨의 자해소동과 가정폭력이 경찰에 신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들은 피해자가 남편에 대한 처벌 의사가 없다는 말에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수차례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의 허술한 초동대처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이유로 사건 처리를 하지 않아 이 같은 불상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가정폭력의 경우 피해자가 처벌의사를 밝혀야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건 처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당시 부인 B씨가 생명이 위독해 남편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 상황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며 "자세한 사항은 B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16일 부인을 흉기로 찌른 혐의로 경찰에 검거됐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 49분께 대구 자신의 집에서 부인의 외도를 의심해 술을 마신 채 부부싸움을 하다 부인의 팔과 다리를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친오빠 C씨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