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우월적 지위 남용 심각… 대우조선해양은 동네 북인가?

2015-04-19 14:23
대한조선 사장 후보에 대우조선해양 한성환 전무 추천…발령 16일만

[사진=산업은행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산업은행의 우월적 지위 남용이 도를 넘었다. 사장 돌려막기라는 비판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한조선 신임 사장 후보로 자리를 옮긴지 16일밖에 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 임원을 추천했다. 조직 안정화가 가장 시급한 가운데 주요 임원을 사장으로 추천한 산업은행은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17일 대한조선의 새 대표이사 후보로 한성환 대우조선해양 생산기획부문장(전무)가 추천됐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다음달 6일 대한조선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이사회와 법원의 허가를 거쳐 이병모 전 STX조선해양 대표의 뒤를 이어 대한조선을 맡게 된다.

◇인사발령 16일된 인물을 사장으로…대우조선해양 ‘뒤숭숭’

이번 인사발표가 진행된 뒤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1일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뒤 조직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 전문가인 한 전무를 위탁경영을 맡았던 회사 사장으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한 사장 후보자는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블록공장인 산동유한공사 총경리(대표)를 맡았다. 지난 4월 1일 진행된 임원 인사에서 생산기획부문장(전무)으로 자리를 옮긴지 고작 16일 밖에 되지 않은 인물이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사정을 잘 아는 업계 관계자는 “한 후보자는 경영관리 전문가로 중국 블록공장 대표이사를 맡으며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 능력을 입증한 주요 임원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이번 사장 선임으로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도 적지 않게 당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분위기도 어수선하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의 조선업계 인사 ‘이해가 안 간다’

산업은행이 보여주고 있는 우월적 행태 역시 논란거리다. 이번 사장인사가 대표적이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정성립 STX조선해양 사장을, 공석인 STX조선해양 사장으로 이병모 대한조선 사장을 추천했다. 우스개소리로 나왔던 ‘사장 돌려막기’가 대한조선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조선업계는 사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직을 수행중이거나 현직에 있는 주요 임원을 인사대상으로 내정한 부분에 있어서는 동의가 어렵다는데 입을 모은다.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조선업체 대표들을 한 계급씩 올려가면서, 또 회사에 혼란을 주면서까지 인사를 강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조선업계 사관학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는 업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산업은행측의 독선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지위를 앞세운 무리한 행보는 비단 조선업계뿐만이 아니다. 일례로 최근 산업은행측 관계자는 사석에서 한 기업이 보유중인 공장을 자금마련을 위해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이는 동종업계 기업 정보팀에서도 확인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은행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는 그 이외에도 다수 있다”면서 “산은은 산업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채권회수라는 틀에 갇혀선 안될일”이라고 강조했다.